“대구 비(非)수성구에 분양가 7억이라니 너무 비쌉니다. 애초에 할인분양까지 생각해서 나온 가격 아닌가요?” (대구 수성구 범물동 거주 권(59)모씨)
“대구에선 달구벌대로와 2호선이 ‘깡패’라는 말이 있어요. 두 개 다 코앞이니 이 가격이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학군도 상권도 매력적이지 않은데 신기하네요.” (대구 중구 동산동 거주 문(32)모씨)
설 연휴 하루 전인 지난 8일 찾은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푸르지오’. 아파트 정문 앞에서 신혼부부로 보이는 젊은 커플이 분양 담당자의 안내를 받으며 단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단지 내에 마련된 분양홍보관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중년 남녀도 보였다. 이들 중 한 명을 붙잡고 임장 오게 된 계기를 물으니 “궁금해서 와 봤다”고 했다. 실제로 이 단지는 높은 분양가로 대구를 넘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 지하철 2호선 반고개역 1번 출구를 나와 1~3층짜리 낮은 건물이 모여 있는 골목이 펼쳐졌다. 대구에서 무침회가 유명해 ‘무침회 골목’으로 불리는 만큼 무침횟집 몇 군데가 눈에 띄었다. 골목에 골목을 걸어 약 4분 정도 걸어가니 푸른색 신축 아파트가 보였다. 웅장한 입구와 바로 옆에 있는 1층짜리 상점 건물의 뒷편이 묘한 대조를 이뤘다.
후분양 단지인 만큼 아파트는 이미 공사를 마친 모습이었다. 분양홍보관으로 들어가는 정문을 제외하고는 둘러져있는 펜스가 아직 입주가 되지 않은 아파트임을 말해주는 듯했다. 정문 주위로 10개가 넘는 상가가 보였지만 1곳 만이 분양을 완료하고 나머지는 공실 상태였다.
단지 내부는 총 규모가 240가구밖에 되지 않는 만큼 크지 않지만, 신축 아파트 특유의 쾌적함이 느껴졌다. 어린이 놀이터와 노인정 등 편의시설은 여타 신축 아파트와 비슷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지하철역이 더 가까운 후문을 더 자주 이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곳이 대구 시내(중앙로)와 두류공원 모두 가깝고 교통도 편리해 입지는 괜찮다”면서도 “대구 사람들이 7억원이라는 분양가를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는 1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4일 1순위 청약에 돌입하는 반고개역푸르지오는 시공을 대우건설이, 시행을 신한자산신탁이 맡았다. 지하 2층~지상 29층, 3개 동, 총 240가구다. 타입별로 전용면적 ▲84㎡A ▲84㎡B ▲157㎡ 등으로 구성돼있다. 오는 6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분양가는 이 단지의 ‘뜨거운 감자’다. 최근 미분양이 많은 대구에서 분양가까지 높은 단지가 등장하자 미분양 우려가 쏟아졌다. 반고개역푸르지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7억3900만원에 달한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 중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범어동에서 같은 면적 기축 아파트도 노려볼 수 있는 가격이다.
인근 신축 단지와 비교해도 반고개역푸르지오 분양가는 비싼 편이다. 이 단지와 달구벌대로를 사이에 뒀으면서 2022년 3월 준공된 중구 남산동 ‘남산자이하늘채’ 같은 면적은 지난 3일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와 비교하면 반고개역푸르지오의 분양가가 약 7000만원이 비싸다.
다만 계약금이 5%로 적고 중도금이 없으며 별도 옵션이 역시 없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또 발코니 확장, 시스템에어컨, 붙박이장, 드레스룸 등 12개 품목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6개월의 전매 제한이 있으며, 실거주 의무는 없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론과 비슷한 의견이 나온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대구 서구에서 분양가가 평당 2000만원이 넘어가는 단지가 말이 되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근 신축 단지 시세를 따져 책정된 가격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인근 단지와 비교해도 1억원 가량 비싼 편이어서, 시세 대비 경쟁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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