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고강도 통화긴축정책이 1년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 지난해 연 평균 5.3%대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그만큼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상 예금은행 대출금리는 지난해 연 평균 5.34%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4.44%)과 비교해 0.9%포인트 높은 수치다. 해당 대출금리가 연 5%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1년 6%, 2012년 5.66%가 마지막이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이후 11년 간 2~4%대를 유지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 2020년과 2021년 국내 중소기업 대출금리 평균치는 연 2%대를 유지했다. 갑작스레 어려워진 업황을 반영해 정부와 금융권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코로나 대출에 나서는 등 유동성 공급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코로나 팬데믹 직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최저 0.5%까지 낮췄다.
그러나 저금리발 유동성 확대가 가계부채와 물가 급등 부작용으로 이어지자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성이 제기됐고 한은 역시 통화긴축에 본격 나섰다. 이로 인해 금리 상승이 본격화돼 대출이 어려워지고 이자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소기업 가운데 61.1%의 연 대출 금리가 5%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 전인 2021년금리 5% 이상 기업 비중이 3.0%에 불과했고 2022년도에도 28%대에 머물렀으나 대폭 확대된 것이다.
그나마도 은행과 거래하는 기업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나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는 기업들의 부담은 심화됐다. 한은 ECOS에 따르면 지난해 비은행 기업자금대출 연 평균 금리는 9.05%로 1년 전(7.72%)과 비교해 1.3%포인트 가량 뛰었다. 이 역시 2012년(9.66%)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은 은행권 대비 금리가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한편 중소기업들의 금융비용 확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피력하면서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 역시 올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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