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한파 속에서 대형 건설사가 뭉친 컨소시엄 아파트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중견 건설사의 워크아웃 소식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론 등 건설업계에 불안정성이 가중되면서 사업 안정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국내 유수의 건설사들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단지의 주목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대형사 컨소시엄 단지는 전국 43곳에서 8만1498가구(임대 제외) 가운데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4만286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컨소시엄 단지 분양 물량 38곳, 2만1371가구보다 1만9000가구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1만8579가구이며, 지방광역시 1만2174가구, 기타시도 9533가구 등이다.
업계에서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부동산 시장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2개 이상의 대형건설사가 시공하는 컨소시엄 아파트 선호 현상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컨소시엄 단지는 건설사의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어 일반 아파트 대비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컨소시엄 아파트는 2개 이상의 건설사가 공동으로 시공하는 만큼 각 사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결합돼 차별화된 평면, 조경, 커뮤니티 등 상품성이 우수하다. 또 컨소시엄 아파트는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아 지역 내 상징성도 남다른 게 이점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대형사가 참여한 컨소시엄 단지는 우수한 성적표를 거뒀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컨소시엄 단지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22.1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 아파트 청약경쟁률(8.17대 1)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가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은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152.56대 1을 기록했다. 지방권인 대전 서구에서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작년 8월 공동으로 분양한 ‘둔산자이아이파크’ 역시 지방권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1순위 평균 경쟁률 68.67대 1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이 2월 서울 마포구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분양에 나선다. 중흥토건과 SK에코플랜트는 2월 광주 남구 송하동 일원에 ‘송암공원 중흥S-클래스 SK VIEW’를 분양할 예정이다. 오는 5월에는 대우건설, GS건설,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성남시에서 ‘산성헤리스톤’을 공동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위기론으로 수분양자나 주택사업조합원들은 각 시공사 경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위기론이 확산하기 전에도 컨소시엄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사업 안정성이 높은 컨소시엄 아파트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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