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스포티지‧셀토스‧카니발, 싼타페‧투싼‧코나‧스타리아 압도
상품성‧가격 큰 차이 없어…디자인이 우위 판가름
기아 RV(SUV, 미니밴 등 레저용 차량)들이 국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내수 판매에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비롯한 상당 부분의 부품을 공유하는 현대자동차의 동급 차종을 압도하며 디자인적 우위를 과시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쏘렌토, 스포티지, 셀토스, 카니발 등 기아의 주력 RV 모델들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연간 5만대 이상씩 판매되며 볼륨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디자인과 브랜드를 제외하면 상품성과 가격 면에서 이들과 큰 차이가 없는 현대차의 동급 모델들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하다.
중형 SUV 시장에서 기아 쏘렌토는 지난해 8만5811대의 판매량으로 5만1343대에 그친 현대차 싼타페를 압도했다. 준중형 SUV 역시 6만9749대가 판매된 스포티지가 형제인 투싼(4만3744대)보다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소형 SUV 시장에서도 셀토스(5만837대)가 현대차 코나(3만4707)보다 1만대 이상 많이 팔렸다. 심지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까지 보유한 코나와 달리 셀토스는 가솔린 모델만 운영했음에도 우위가 확연했다. 코나 가솔린 모델(2만733대)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기아의 미니밴 카니발도 지난해 6만9857대가 팔리며 현대차 스타리아(3만9780대)를 3만대 넘게 앞섰다. 세단 시장에서 기아 K8‧K5‧K3이 현대차 그랜저‧쏘나타‧아반떼에 밀려 힘을 못 쓰는 것과 달리 RV 시장에서는 기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디자인적 선호도가 ‘한 지붕 라이벌’의 희비를 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 RV 차종들의 디자인이 국내에서는 더 잘 먹힌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최근 디자인은 기존 자동차에서 보기 힘든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라 호불호가 갈린다. 특히 ‘일자 눈썹’이라는 별명이 붙은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 중심 패밀리룩이나 ‘H’로 범벅이 된 싼타페 디자인은 난해하다는 평가가 많다. 국내보다는 해외, 그 중에서도 주로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디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기아의 최신 디자인 언어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을 적용한 차종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얻는다.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이 잘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SUV 모델들에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편, 기아의 RV 모델들은 올해 1월 판매실적에서도 현대차의 동급 모델들을 압도했다. 신차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싼타페 5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과 쏘렌토 4세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간 경쟁은 쏘렌토가 9284대의 판매량으로 싼타페(8016대)에 우위를 보였다. 쏘렌토는 1월 국내 판매된 전 차종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차로도 기록됐다.
스포티지(5934대)도 투싼(5152대)보다 많이 팔렸고, 셀토스(3944대)는 코나(1976대, 가솔린 1289대)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제쳤다. 지난해 11월 페이스리트를 거친 카니발은 7049대의 판매량으로 스타리아(2996대) 고객을 더 많이 빼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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