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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넥슨 ‘웨이크러너’, 잠재력 크지만 아직은 밋밋한

연합뉴스 조회수  

웨이크러너
웨이크러너

[넥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을 통해 실험적인 게임을 선보이고 있는 넥슨이 ‘웨이크러너’로 대전 액션에 또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차기작으로 개발 중이던 ‘베일드 엑스퍼트’와 ‘워헤이븐’을 연이어 얼리 액세스(사전 출시) 단계에서 서비스 종료하는 강수를 둔 직후다.

잇단 프로젝트 조기 정리로 끊긴 듯 보이는 넥슨의 자체 개발 대전 게임 명맥을 ‘웨이크러너’가 이어갈 수 있을지 직접 살펴봤다.

'웨이크러너' 게임플레이
‘웨이크러너’ 게임플레이

[게임 화면 캡처]

◇ 독특한 캐릭터·속도감 있는 액션, 잠재력 엿보여

지난 5일 첫 공개 테스트에 들어간 웨이크러너는 톱다운 시점에서 다양한 스킬을 가진 캐릭터를 조종해 적과 전투를 펼치는 팀 대전 액션 게임이다.

웨이크러너의 핵심 재미 요소는 가속과 감속을 조절해 가며 펼치는 근접 액션이다.

모든 캐릭터는 이동하면 점차 가속도가 붙어 빨라지는데, 속도가 붙으면 붙을수록 자동차처럼 선회 반경이 커진다.

이런 웨이크러너 특유의 조작감은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플레이어는 속도를 제때 조절하며 적에게 뛰어들 땐 빠르게 접근하고, 정확한 공격을 날리거나 낙사 구간을 지날 때는 감속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끈 국산 온라인 게임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기억하는 게이머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한정된 링 안에서 교전할 때는 일본 인디 게임 ‘스구리의 가속’ 시리즈도 연상된다.

이번 테스트 시점에서는 총 7종의 캐릭터를 체험해볼 수 있었다.

각각의 캐릭터는 고유의 근접·원거리 공격, 변수를 창출하는 특수 공격, 전황을 뒤집는 강력한 궁극기를 가지고 있다.

상대방의 근접 공격은 타이밍에 맞춰 방어할 수도 있는데, 방어에 성공하면 공격자가 짧은 시간 경직에 빠지면서 확정타를 먹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대방과 대치하면 서로 가드부터 올리고 보는 눈치싸움이 펼쳐졌다.

근접전에 특화된 캐릭터, 장거리 견제에 특화된 캐릭터, 아군을 치료하는 서포터 등으로 캐릭터의 특징도 뚜렷하다.

캐릭터의 외형은 동아시아권에서 선호도가 높은 미형의 디자인, 서구권에서 선호도가 높은 개성 있는 디자인이 적절히 혼합돼있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웨이크러너' 게임플레이
‘웨이크러너’ 게임플레이

[게임 화면 캡처]

◇ ‘가속도’ 특징 살려 게임플레이 깊이 있게 다듬어야

하지만 웨이크러너가 현재 단계에서 가속과 감속이라는 핵심 메커니즘을 효과적으로 살리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직관적으로 볼 때 속도가 많이 붙은 상태로 가하는 근접 공격은 제자리에 서서 가하는 공격보다 강하고, 맞은 상대방이 더 멀리 밀려나야 한다. 하지만 웨이크러너에는 그런 요소가 없거나 잘 느껴지지 않는다.

상대방을 밀쳐내거나, 순간적으로 가속해 이동하는 등의 기술도 거의 없어 코너에 몰리면 꼼짝없이 당하게 된다.

게임의 무대도 전략성이 부족했다. 낙사 구간이나 속도를 높여 통과해야 하는 스키점프대 등이 있긴 하지만 존재감이 크지 않다.

올라가면 속도가 빨라지는 가속 발판, 안에 누가 들어가 있는지 밖에서 확인할 수 없는 연막 내지는 수풀, 부딪히면 강하게 반대 각도로 튕겨 나가는 벽 같은 요소를 추가해 전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의도적인 설계로 보이나, 화면 안에 표시되는 정보량 내지는 피드백도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고전 1인칭 슈팅게임(FPS)처럼 적 처치 시 우측 상단에 킬 피드가 뜨기에, 누가 누구를 처치했는지 알 수는 있다.

하지만 현대적인 대전형 게임과 비교하면 밋밋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적을 타격하거나 처치했을 때 확실한 시청각적인 피드백을 줌으로써 플레이어의 만족감을 늘리고, 구체적인 대미지 수치를 표시해 정보량을 늘린다면 더 흥미롭게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웨이크러너만의 특징을 살린 게임모드는 찾기 힘들었다.

같은 게임사가 배급하는 ‘더 파이널스’의 캐시아웃 모드, ‘오버워치’ 하면 떠오르는 화물 운송, ‘카운터스트라이크’나 ‘발로란트’의 상징인 5대5 경기처럼 웨이크러너 특유의 속도감을 살린 ‘게임의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웨이크러너에는 팀 데스매치·거점 점령·거점 점유 등 5가지 게임모드가 있지만 이는 다른 게임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경기 방식이다. 거점에 생성되는 강한 보스 몬스터를 처치해 점수를 얻는 ‘레이더즈’ 모드가 그나마 신선했다.

'웨이크러너' 메인 화면
‘웨이크러너’ 메인 화면

[게임 화면 캡처]

◇ 웨이크러너, ‘데이브’ 이은 흥행작 되려면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웨이크러너는 지난해 정식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데이브 더 다이버’에 이어 민트로켓의 두 번째 작품이 될 전망이다.

싱글플레이 패키지 게임인 ‘데이브’와 달리 웨이크러너는 라이브 서비스 중심의 멀티플레이 게임이다.

이용자가 적으면 매칭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내 실력과 맞지 않는 팀원이나 상대방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신규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웨이크러너’의 성공은 적극적인 이용자 피드백 반영과 세밀한 게임플레이 경험 설계, 빠른 신규 콘텐츠 공급을 통한 리텐션(고객유지) 확보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jujuk@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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