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눈치게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전국 아파트 가격은 11주 연속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어요. 파격적인 신생아 특례대출 소식이 집 사려는 이들을 자극하나 했지만, 집값 하락이 멈추는 건 시기상조인가 봐요. 아직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저렴하게 갈아타려는 대환 수요가 대부분이래요.
28주 만에 상승세를 멈췄던 전셋값은 다시 올랐어요. 전세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2년 더 살 수 있는데요.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하니 기존 임차인은 갱신권을 사용하고, 매수를 고민하던 사람들도 전세를 택하면서 전셋집이 귀해졌어요. 대환 전세대출도 갈아탈 수 있게 되면서 전세 수요는 더 커질 걸로 보여요.
‘급매만 겨우 팔리는’ 11주 하락장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주(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6% 떨어졌습니다. 하락폭이 유지되는 모습이군요. 전국 집값은 11월 셋째주(0.00%) 이후 11주 연속 하락세입니다.
서울 집값은 10주째 내렸어요. 이번주 변동률도 지난주와 같은 -0.05%네요. 25개 자치구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자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저가매물 위주의 매수문의가 존재했다”며 “매물가격이 일부 하향 조정되고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발생하는 등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강남구(-0.05%)는 개포‧압구정동 구축 위주로, 서초구(-0.05%)는 잠원‧반포동 중대형 규모 위주로 하락했어요. 강북은 낙폭이 더 컸는데요. 도봉구(-0.11%)는 쌍문‧도봉동, 노원구(-0.08%)는 상계‧월계동, 성북구(-0.08%)는 정릉‧돈암‧길음동 위주로 떨어졌어요.
경기도 역시 지난주와 같은 -0.08% 하락폭을 유지했어요. 광주시(-0.22%)는 태전동‧초월읍, 오산시(-0.20%)는 갈곶‧지곶동, 안양 만안구(-0.17%)는 안양‧박달동 위주로 하락했죠.
반면 고양 덕양구(+0.07%)는 화정‧행신동 대단지 위주로, 김포시(+0.03%)는 운양‧구래동 신축 위주로 상승하기도 했어요. 김포는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어요. 광역급행철도(GTX) 노선과 서울지하철 5호선 노선 연장안 발표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네요.
인천도 2주 연속 -0.05% 하락했어요. 미추홀구(-0.14%)는 도화‧학익동 구축 위주로, 중구(-0.08%)는 중산‧항동 위주로 떨어졌네요. 서구(0.01%)의 경우 마전‧청라동 주요단지 위주로 소폭 올랐어요.
폭발적인 인기를 보여준 신생아 특례대출 영향이 나타나기엔 아직 이른 모습인데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2조4765억원의 대출 신청이 접수됐어요. 이중 65%가 기존 주택담보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대환 수요였고요.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당장은 대출에 맞춰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는 지난해 출산한 가구가 대환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시행 후 2~3개월이 지나면 9억원 안팎 주택을 알아보는 수요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어요.
상승세 꺾인 전셋값 다시 반등
28주째 상승 행진을 이어가던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주(0.00%) 멈칫했는데요. 이번주 들어 0.01%로 다시 상승 전환했어요. 수도권(0.05%→0.04%)은 상승폭이 줄었지만 서울(0.06%→0.07%)은 커졌어요. 강동(-0.05%)을 제외한 24개 자치구 모두 플러스네요.
강남보다 강북의 오름세가 눈에 띄는데요. 성동구(0.26%)는 성수‧옥수‧금호동, 광진구(0.16%)는 자양‧구의동 주요단지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했어요. 강남권에서는 서초구(0.07%)가 잠원‧반포동 주요단지 위주로 전주보다 상승폭을 키웠고요.
경기도는 0.05%에서 0.02%로 전셋값 상승폭을 줄였네요. 수원 팔달구(0.29%), 수원 영통구(0.25%), 고양 일산서구(0.21%)는 올랐고요. 반면 파주시(-0.27%), 오산시(-0.25%), 안성시(-0.16%)는 내렸어요.
인천 전세가격은 0.07%에서 0.08%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요. 서구(0.17%)와 부평구(0.10%)는 상승한 반면 중구(-0.21%)는 하락했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매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매수 대기자의 전세수요 전환과 기존 세입자들의 갱신계약 선택 비중이 증가했다”며 “학군‧역세권 등 선호단지 중심으로 신규 계약가능한 물건이 감소하며 상승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어요.
갱신권, 대출 갈아타기…되레 전셋값 자극?
전세매물이 감소한 배경에는 계약갱신청구권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돼요. 윤수민 위원은 “4년 전보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갱신권을 쓰는 임차인이 증가했다”며 “전세매물로 나올 수 있는 집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어요.
그는 “강남 등 핵심지역은 2년 전 수준까지 회복돼 갱신권을 쓸까말까 고민하던 사람들이 쓰는 걸 택하고 있다”며 “학군이 좋거나 출퇴근이 편리한 핵심지역은 전셋값이 더 오르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어요.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원스톱 전세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선보였는데요. 이달 7일까지 3859명이 신청을 완료했대요. 대출심사가 완료돼 대출약정을 체결하고 기존 대출상환을 마친 차주는 평균 1.35%포인트의 금리 하락을 통해 연 192만원의 대출이자를 아꼈다고 해요.
이에 대해서도 윤 위원은 “전세대출금리가 떨어지면 수요자의 대출여력이 개선돼 상위 입지의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로 이어진다. 가격이 상승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어요.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학군, 역세권 등 좀 더 좋은 매물을 눈여겨보게 된다는 얘기죠.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전월세전환율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부동산원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전월세전환율은 6.1%로 나타났어요. 서울은 5.2%로 가장 낮고, 충남은 8.1%로 가장 높네요.
전월세전환율과 전세대출금리 간 차이가 커질수록 수요자들은 월세보다 전세가 유리하다고 판단하게 된답니다. 이렇게 전세수요는 계속 부푸는데 공급은 제한적이라니, 전세가격 오름 곡선은 언제 꺾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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