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론에 이어 ‘캡틴’ 손흥민의 거취와 관련된 발언에 축구계가 복잡해졌다. 손흥민은 요르단전 이후 인터뷰에서 “내가 앞으로 대표팀을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완패했다. 한국은 경기 내내 요르단에 끌려다녔으며 유효슈팅을 한 개도 날리지 못하는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주장 손흥민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한곳에 그대로 서 있었다. 이내 울먹거리더니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요르단 선수들, 골키퍼 조현우, 코치 차두리까지 와서 위로했지만 위로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다시 토트넘으로 돌아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터덜터덜 공항을 나섰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로 31살인 손흥민에게 이번 아시안컵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컸다. 연장까지 간 경기에서도 대표팀 동료들에게 “이런 기회 자체가 쉽게 오는 게 아니다. 연장까지 힘들게 이끌고 왔는데 여기서 또 놓칠 거냐. 한번 잘 생각해 보라”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우승에 대한 의지는 강했다.
4강에서 탈락한 뒤 손흥민은 처음으로 대표팀에서 거취와 관련된 발언을 했다. 손흥민은 “내가 먼저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뒤이어 “감독님이 저를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 미래는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으나 이번 발언은 이전과 달랐다.
당장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것은 아니나 이전 대표팀 주장들이 모두 큰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발표했기 때문에 더 이목이 쏠린다.
박지성은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때 그의 나이는 손흥민보다 한 살 어린 30세였으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대표팀 은퇴를 앞당겼다.
기성용도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후 은퇴를 발표하며 대표팀을 떠났다.
손흥민은 카타르 현지에서 소속팀 토트넘으로 바로 복귀했다. 복귀 후 그는 자신의 SNS에 “경기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아쉬웠지만 잘 도착했다”며 “제가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랑 주셔서 응원해 주셔서 대한민국 축구선수임이 자랑스럽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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