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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많이 받으세요’…재건축 눈도장 찍는 삼성·대우·SK·롯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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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신반포 12차 아파트 단지에 롯데건설, 대우건설의 새해 인사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 = 한나연 기자
서울 서초구 신반포 12차 아파트 단지에 롯데건설, 대우건설의 새해 인사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 = 한나연 기자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현수막 걸린 지 열흘 정도 됐어요”

설 연휴 시작 하루 전인 8일,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2차 아파트 단지 앞에는 건설사들의 새해 인사말이 현수막으로 내걸렸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등이 발 빠르게 홍보전에 나선 것이다. 건설사 현수막이 줄줄이 걸려 있는 이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 추진 중이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사업성 및 수익성이 높은 재건축 사업장의 수주를 위해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통상 재건축 신호탄인 ‘안전진단 통과’나 ‘사업시행인가 통과’ 등의 축하 현수막은 건설사들의 사업 관심도를 나타내는 것은 물론 사전홍보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단지는 설 명절을 맞아 재건축 참여 의사가 있는 건설사들이 주민들에게 설 인사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부착하는 등 물밑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준 신반포 12차 단지에 부착된 설 인사 현수막은 4개로 △롯데건설 △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다. 해당 아파트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수막이 부착된 지는 열흘 정도 됐다”며 “여러 개가 줄줄이 걸리니까 지나가다 한 번씩 보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건설의 경우 수주 홍보에 유독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해외 수석 건축디자이너가 단지에 방문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조합장과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는 등 시공사 선정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 27차 아파트 단지에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새해인사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 = 한나연 기자
서울 서초구 신반포 27차 아파트 단지에 SK에코플랜트,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새해인사 현수막이 걸려있다. / 사진 = 한나연 기자

신반포 12차 아파트 재건축 사업의 규모는 지하 3~지상 35층의 432가구로 교통 및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노른자 구역이다. 이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은 올해 상반기 중 완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의 경우에는 오는 16일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한다. 현장 설명회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한 바 있으며 지난해 건설사들의 사업시행인가 축하 현수막이 단지 내 부착되면서 수주 경쟁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압구정 3구역 역시 수주 경쟁에 빠지지 않는 핵심지다. 해당 단지는 지난해 추석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 HDC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들의 추석 인사 현수막이 걸리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약 4000가구의 대단지 및 강남권, 한강 변 입지를 갖고 있어 향후 진행 과정에 건설사는 물론, 수요자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한편 이 단지들은 모두 △한강 변 △강남 △대단지 등의 특징을 한 가지씩은 갖춘 알짜 사업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 주택시장 침체 및 불확실성 확대로 건설사들은 입지, 규모 등의 재건축 요소들을 전보다 신중히 고려해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다. 나아가 알짜 사업장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자사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향후 수주 사업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 12차 아파트. / 사진 = 한나연 기자
서울 서초구 신반포 12차 아파트. / 사진 = 한나연 기자

이러한 경쟁 현상과 달리 업체 수 참여 부족으로 유찰되는 서울의 재건축 사업장도 있다. 서울 중랑구 중화 우성타운 재건축 정비사업의 경우 지난달 8일 1차 입찰, 16일 2차 입찰까지 진행했지만 끝내 유찰돼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신반포 12차와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신반포 27차 재건축 사업의 경우에는 현장 설명회에 다수의 건설사가 참석했으나 실제 입찰에 나선 곳이 없어 유찰됐다. 총 210가구를 재건축하는 소규모 사업장이라 외면받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의 특정 사업지 수주전 과열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악화한 건설업황과 공사비 급증 등의 문제로 현장 설명회 참석 및 시공 의향이 입찰 참여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건비와 원자잿값이 오르면서 조합과 시공사 간의 공사비 갈등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지난 7일 국토연구원은 ‘부동산시장 현안 대응을 위한 세미나’에서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공공 부문의 공사비 갈등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 관련 공공 지원 조직을 키워 설계사 선정 및 관리, 시공사 입찰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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