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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익 75% 급감’ 엔씨 “플랫폼·수익모델 다각화”(종합)

연합뉴스 조회수  

모바일 중심으로 매출도 31% 줄어…”M&A 방향성, 연내 보여줄 것”

게임별 매출 비공개·김택진 대표 연봉 비판도 나와

엔씨소프트 사옥
엔씨소프트 사옥

[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지난해 매출이 재작년 대비 30% 넘게 줄고 영업이익도 75% 급감하는 등 크게 부진한 실적을 낸 엔씨소프트[036570]가 “글로벌 시장에 맞게 플랫폼과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일 투자자 대상 2023년도 및 4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천373억원으로 재작년보다 75.4% 급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출도 1조7천798억원으로 재작년 대비 30.8% 감소했다. 순이익은 2천139억원으로 50.9% 줄었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재작년 4분기보다 91.9% 급감했고 매출 역시 4천377억원으로 20.1% 위축됐다.

2023년도 엔씨소프트 플랫폼별 매출 구성
2023년도 엔씨소프트 플랫폼별 매출 구성

[엔씨소프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하는 모바일 매출이 재작년 대비 38% 급감해 더 부진했고 비중이 21%인 PC 게임 매출은 6%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개별 게임 타이틀별로 매출액을 공개하던 기존 실적발표와 달리 이번 분기에는 플랫폼, 지역별 매출만 공개했다.

이장욱 엔씨소프트 IR실장은 “쓰론 앤 리버티(TL)가 출시되면서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이 늘었고, 다양한 장르 신작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사업구조 변화를 고려해 이번 분기부터는 게임별 매출이 아닌 플랫폼별 매출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간 매출의 지역별 비중은 한국 64.6%, 아시아 29.7%, 북미유럽 7.6%, 로열티 8.1% 등으로 집계됐다.

2023년도 영업비용은 총 1조6천42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인건비는 8천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 감소했고 마케팅 비용은 850억원으로 같은 기간 55% 축소됐다. 매출변동비 및 기타 비용은 6천228억 원으로 2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의응답에서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MMORPG ‘TL’의 실적에 대한 질문이 여럿 나왔다.

홍 CFO는 “여러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TL의 국내 출시 후 성과가 잘 나오지 않은 점은 인지하고 있고, 콘텐츠 난이도나 편의성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연합뉴스TV 캡처]

그러면서 “TL 팀이 콘텐츠 개선과 최적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해외 출시 일정은 퍼블리싱을 맡은 아마존이 전략적으로 최적의 시기를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이후 출시될 신작 계획도 언급했다.

홍 CFO는 ‘아이온2’와 ‘LLL’에 대해서는 “아이온2는 엔씨 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지식재산(IP)이고, 전사적으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PVP(플레이어 간 전투) 요소도 있지만 PVE(플레이어 대 환경) 콘텐츠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LL은 연내 외부 테스트를 계획하고 있고, 개발팀이 직접 소통하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 CFO는 “올해 상반기 말에는 ‘배틀크러쉬’가 출시 예정이고 ‘프로젝트 BSS’도 비슷한 시기에 나올 것”이라며 리니지, 아이온과 같은 레거시 IP를 활용해 “스핀오프 형태로 매출을 증대시키는 방향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작년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밝힌 기업 인수·합병(M&A) 전략도 다시 언급됐다.

홍 CFO는 “M&A에 매우 큰 노력과 시간을 쏟아붓고 있고, 연내에는 그 방향성을 실질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현금 잔고가 1조9천억원가량 쌓여 있고,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다. 회사의 주당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인수합병(M&A)뿐 아니라, 지식재산권을 취득하는 방향의 M&A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게임별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실적이 창피하다고 이를 숨기는 것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 “김택진 대표는 최악의 실적에도 작년 기준 128억원의 연봉과 성과급을 가져갔는데, 다른 상장사 경영자들은 연봉과 성과급을 받지 않고 주주로서 배당받는 게 일반적”이라며 “1조원 이상의 현금이 있는데도 해당 금액을 주주환원 등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에 사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홍 CFO는 “전 세계 기업 중 저희처럼 (게임별 매출을) 발표하던 곳이 거의 없다.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려는 것이지 숨기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임원 보상은 다른 기업처럼 보상위원회를 통해 결정되고 있고, 재무팀이나 회사가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확보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일대 토지에 ‘글로벌 RDI센터’를 건립하는데 5천800억원을 투자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투자 목적에 대해서는 “업무 효율성 증대 및 안정적 업무 공간 확보”로 명시했다.

이밖에 1주당 3천130원씩 총 636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도 전날 함께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1.3%, 배당급 지급 예정일은 4월 26일이다.

jujuk@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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