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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하림, 양재 물류단지 조성 ‘화력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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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이 종합식품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프로젝트 등 물류 인프라 확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4대 사업에 매출 비중 90% 이상…”자금 확보 이상 無”
7일 하림그룹에 따르면 그룹은 국내 종합식품업체로 진입하기 위해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과 함께 식품 온라인 유통사업, 스마트그린물류·복합유통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 식품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와 제조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가정간편식(HMR) 제품 개발 및 면류·즉석밥 등 식탁에 오르는 모든 식품을 생산·판매도 추진 중이다.

종합식품업체로의 진입은 그룹 차원에선 진행 중인 신사업이다. 현재 하림그룹의 사업군은 △가금사업(하림 등) △사료사업(제일사료) △양돈사업(선진·팜스코 양돈부문 등) △유통사업(NS쇼핑 등) △해운사업(팬오션 등) △종합식품(하림산업 등)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운송 △사료 △가금·양돈이 그룹의 핵심 사업인데, 이들 사업이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90%가 넘는다. 그룹 입장에선 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 종합식품서비스업에 진출하려는 것은 사업 구조상 당연한 수순이다.

이를 위해 그룹은 하림산업을 앞세워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증가로 인해 물류산업의 개념이 산업물류에서 생활물류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해당 사업을 통해 종합 식품서비스의 ‘디지털운영 (제조·물류·소비자) 효율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인프라 구축은 지방도 포함된다. 전북 익산에 위치한 육가공, HMR 공장 옆에 대규모 온라인 물류 센터 공사도 진행 중인데, 그룹은 공장에서 제조된 식품을 물류센터로 연결해 물류비를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 9월 말까지 투자액은 982억원 수준이며, 앞으로 남은 투자금은 502억원이다.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은 용적률 800%로 결정됐는데, 예상대로 2029년에 준공되면 하림그룹은 조 단위의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엔 물류단지가 구축되지만, 공동주택(998세대) 및 오피스텔(972세대) 등을 통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사업비 마련은 풀어야할 숙제다.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프로젝트에 쏟아 부어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자금만 6조 8712억원이다. 이는 그룹이 HMM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 써낸 투자비(6조 4000억원)를 넘어선 자금이다. 그룹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장·단기금융상품, 이익잉여금을 모두 쏟아 부어도 3조원이 안 된다. 외부 자금 수혈은 필수 조건이라는 뜻이다. 그룹이 HMM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조달 방안 중 하나인 팬오션 유상증도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다.

하림그룹은 자금 조달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서울시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낼 때,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계획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
하림 본사 광장에 설치돼 있는 조형물 ‘하림의 아침’.

◇HMM 인수 무산에도 강한 자신감…”팬오션 통해 해운물류 경쟁력 강화”
하림그룹은 HMM 인수 무산에도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림그룹의 벌크 선사인 팬오션을 통해 해운물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그룹 사업 전략과 맞물려 있다. 팬오션은 푸드 생태계 구축을 통한 수익 및 시너지 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다. 원가개선 및 기술력 향상을 통해 생산성 개선 시너지를 낸다면, 배송시스템 단축 및 유통비 절감을 통해 유통 플랫폼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팬오션은 원료 공급 등을 위해 활용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1위 벌크선사로 도약하기 위해 남미·북미·동유럽 등 전세계 곡물 조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새롭게 도입할 예정인 선박 18척을 활용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MM 인수 이후에도 10조원 이상의 유보금을 해운업 발전에 쓰겠다는 입장문을 내놓은 것도, ‘HMM은 하림그룹의 새로운 돈줄’이라는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미래 경쟁력 확보를 대내외에 천명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덩치가 더 큰 HMM을 인수해 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질 않았다. 재무적 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지분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FI의 특성을 감안해달라는 이유가 컸다.

아쉬운 점은 HMM을 인수해 재계 13위로 도약하려던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꿈이 물거품 됐다는 점이다. 애초 하림그룹은 HMM 및 팬오션 조합을 통해 종합물류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이번 M&A를 추진해 왔다. 특히 김 회장은 글로벌 5위 해운사라는 꿈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하림그룹이 HMM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은 42조 8000억원으로 늘어나 CJ그룹(40조 7000억원)을 제치고 13위에 등극할 수 있었다. 지난해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자산 17조원으로 재계 27위에 오른 상태다.

그러나 정부 측이 하림그룹의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김 회장의 꿈은 사라졌다. 애초 팬오션·JKL 컨소시엄과 정부 측의 협상 시한은 지난달 23일까지가 시한이었다가 지난 6일로 한 차례 연장됐지만, 양측이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 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 협상이 무산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 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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