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대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KBS와 신년 대담이 방영된다.
윤 대통령이 이번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설’ 등 다양한 정치 현안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여야 모두 주목하고 있다.
다만 김건희 여사가 몰카공작의 ‘피해자’라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는 태도를 윤 대통령이 유지한다면 이번 대담으로 지지율이 반등하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KBS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담을 담은 ‘대통령실 가다’를 7일 오후 10시 방영한다. 이번 신년 대담은 4일 대통령실에서 사전 녹화로 진행됐는데 윤 대통령이 직접 대통령실 청사 내부를 소개하는 미니 다큐멘터리 형태로 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청사 소개가 끝난 뒤 앵커와 마주 앉아 질문과 대답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담에서 가장 눈길을 끌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에 관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다.
대통령실은 재미교포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해 치밀한 기획 아래 영부인을 불법 촬영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리스크’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입장을 내놓을 것인지에 관해서는 여야의 시각이 엇갈린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적절한 메시지를 통해 김건희 여사를 향한 부정적 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7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대통령께서 적절하게 잘 말씀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설이 불거진 뒤 여권의 상황을 고려할 때 김건희 여사가 ‘피해자’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마리 앙투와네트’에 빗대 비판적으로 표현했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데다 한 위원장도 관련 질문에 피하고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부분은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사과는커녕 몰카 함정이라는 역공을 펼치지 않을까 추측한다”며 “내 아내라도 범죄 혐의가 있다면 수사 받아야 한다는 정상적인 발언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한 위원장 역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저열한 몰카(몰래카메라) 공작”이라며 “분명히 의도를 갖고 친북적인 사람(최재영 목사)이 공격의도로 했다는 것이 너무 명백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신년대담을 진행하는 언론사가 KBS라는 점, 기자회견 형식이 아닌 사전녹화로 조율된 내용만 다뤄진다는 사실도 전향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여겨진다.
KBS는 박민 사장이 취임한 뒤 메인 뉴스의 내용이 국정홍보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5일 윤 대통령의 신년 대담을 두고 “‘땡윤방송’으로 전락한 KBS와의 단독 대담은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대본대로 진행되는 ‘짜고 치는’ 연극이라는 세간의 의심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만일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가 불법 촬영의 ‘피해자’라는 기존 입장에서 진전된 메시지를 내놓지 않는다면 지지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엠브레인 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4일과 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가’를 물은 결과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응답이 40%로 가장 높았다. ‘대통령이 직접 설명해야 한다’는 응답이 31%로 뒤를 이은 반면 ‘몰카 공작이므로 해명이나 사과할 필요 없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9개월 만에 20%대로 내려왔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1월2주 차 32%→1월4주 차 31%로 하락세를 보였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대통령이 대담을 통해 여론의 반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예상되는 유감 표명을 넘어 사과나 후속조치 등을 포함한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다시 떠오르고 있는 ‘중진 험지 출마론’에 관한 윤 대통령의 견해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영남 중진의원들이 험지출마를 위해 비운 지역구에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5선 서병수 의원과 3선인 김태호, 조해진 의원에게 민주당 현역의원이 있는 부산’경남 지역구에 출마해 낙동강 벨트를 탈환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7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낙동강 벨트 염두에 두고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에게 헌신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에 서병수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진갑이 아닌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부산진갑에는 대통령실 국정기획 비서관을 지낸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공천을 신청했다.
다만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던 일을 두고 대통령실의 당무개입 논란이 불거졌던 점을 고려할 때 윤 대통령이 당의 공천과 관련해 직접적 발언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더 많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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