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게차가 역대 최고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세계 1위인 도요타가 배기가스 시험성적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내연기관 지게차(엔진차량)를 제대로 팔지 못해 한국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4일 관세청에 따르면 ##두산밥캣## 자회사 두산산업차량과 ##HD현대##의 자회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 등 한국 지게차 업계는 2021년 7억900만달러(약 9200억원), 2022년 9억4800만달러(약 1조2300억원)를 수출하며 매년 최대 수출 실적을 갈아치웠다. 올해 1~5월에는 5억2500만달러(약 6800억원)를 수출해 같은 기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지게차 매출은 2021년 4억6800만달러에서 2022년 11억1060만달러로 뛰어올랐다. 올해 1분기 매출(3억1910만달러)도 신기록이다. HD현대의 지게차 부문 매출은 지난해 5194억원이었고, 올해 1분기엔 1443억원을 기록했다.
성장세는 미국과 엔진차량 시장이 주도했다. 올해 1~5월 수출액 기준 미국 시장 비중은 70.5%로, 수출 시장 규모 2위인 중국(5.3%)의 12배가 넘는다. 엔진차량의 비중은 75.9%로 배터리차량(20.8%)의 4배다.
미국 시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공장 증설 붐으로 급성장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자 상거래 방식의 거래가 확산하면서 물류 센터에 필요한 지게차 수요가 급증했다. 이 시점에 도요타(도요타자동직기·Toyota Industries Corporation)의 배기가스 논란이 시작됐다.
미 당국은 2021년부터 배기가스 관련 환경규제 기준 미달로 도요타 일부 제품의 판매를 제재했다. 도요타는 2021년 5월 미국 인증 시 사용한 데이터 검증을 시작했고, 미 당국도 별도 조사를 시작했다.
도요타는 작년 1월부터 조사 범위에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의 일본 인증도 포함했는데, 지난 3월 문제가 발견됐다. 도요타는 자사가 만든 지게차용 엔진 3종(디젤 2종, 가솔린 1종)이 일본 배출가스 규제치를 초과한다고 밝혔다. 또 배출가스 시험시 추정치를 사용하거나, 제어 소프트웨어를 변경해 시험한 결과를 사용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이들 3종의 엔진이 장착된 지게차의 일본 내 출하를 중단했다. 출하 중단은 일본 내수시장에 국한된 결정이었지만, 미국에서도 엔진차량 인도는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지게차 시장은 2021년 기준 22만대 규모에서 2023년 28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2021년 현재 엔진차량 1만2000대, 배터리차량 6만4000대를 팔았다.
한국 지게차 업계는 선진국 배기가스 규제에 부합하도록 제품 개발을 해왔다. 두산의 북미 수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은 1분기 가동률 94.5%를 기록하며 생산대수를 전년 동기 대비 22% 더 끌어올렸다. 내년부터는 북미 소비자들에게 더 친숙한 ‘밥캣’ 브랜드로 지게차를 출시하며 마케팅을 강화한다.
HD현대는 총 90억원을 들여 생산성을 높인 울산공장 지게차 생산라인 구축을 1단계 마무리했고, 수소지게차 등을 개발해 환경 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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