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의 손실배상에 대해 결정된 사안이 없다고 7일 밝혔다.
홍콩 ELS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2021년 홍콩H지수 고점 당시 판매된 홍콩 ELS의 만기가 올해 중 도래하면서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ELS는 개별 주식·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머무르면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이종민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이날 KB금융그룹 2023년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홍콩 ELS의 대응 방향에 관한 질문에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라면서도 “다만 아직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진행되는 사안으로 손실배상과 관련돼 결정된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들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홍콩 ELS에 대한 선제적 자율배상을 촉구하면서 이와 관련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시중은행들은 아직 선제적 손실배상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 원장은 지난 5일 홍콩 ELS와 관련해 “불법과 합법을 떠나 금융권 자체적인 자율 배상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최소 50%라도 먼저 배상을 진행하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금융사들도 (불완전판매 혐의를) 인정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배상 규모가 일부 차이가 있더라도 금융사들이 수긍하고 자발적으로 일부를 배상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일단 유동성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대손충당금의 추가 적립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대손충당금 5925억원을 추가로 쌓았다. 작년 말 기준 KB금융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4조3774억원이다.
최철수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CRO) 부사장은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총 13조5000억원으로, 충당금 적립의 절반 이상은 은행이고 나머지는 증권과 보험 등에 부여됐다”라며 “부동산 PF 관련 연체율은 0.8% 수준임에도 이번에 보수적,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 부사장은 “보수적이라는 표현 자체가 최악의 시점을 가정해서, 담보 부분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해 계산했다는 것”이라며 “올해도 (이러한 충당금 적립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또, 최 부사장은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5조원인데 선순위 투자가 많아 포트폴리오가 나쁘지 않다”라며 “우려만큼 KB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쪽은 큰 영향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부실률은 0.2%”라며 “충당금 역시 부동산 PF 만큼 충분히 쌓았다”라고 덧붙였다.
KB금융은 견조한 이익창출력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이날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는데, 이를 포함한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38.6%에 달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기배당을 이어간다.
김재관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금융권 최고 수준의 이익 창출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며 “상생금융과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 제외하면 작년 순이익은 5조5000억원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인 17.8% 성장한 16조원인 만큼 이러한 월등한 이익 창출 역량은 주주환원의 강력한 원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부사장은 “보통주자본비율 13% 초과 자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며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주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나오는대로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노력하고 분기배당도 올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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