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의 프리드라이프 매각이 금리 인하 기대를 타고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예비입찰에 6곳 원매자가 참여했다. 한때 9% 수준으로까지 치솟았던 인수금융 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한 영향으로 올해 PEF발 빅딜이 연이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가 매각 주관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이달 초 진행한 프리드라이프 매각 예비입찰에 6곳 원매자가 참여했다. 글로벌 PEF 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 3곳과 국내 기업 3곳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예비입찰 참여 원매자들의 본실사가 진행 중으로 VIG파트너스는 이르면 이달 말 본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VIG파트너스가 보유한 지분 58%를 포함한 의결권 지분 75%이다. 매각가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상반기 내 매각 마무리 전망도 나온다.
프리드라이프는 국내 1위 상조업체로 꼽힌다. VIG파트너스는 2016년 좋은라이프를 인수하며 상조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 금강문화허브, 모던종합상조 등을 잇달아 사들인 뒤 이들 기업을 프리드라이프에 합병하는 이른바 ‘볼트온 전략’을 펴며 프리드라이프 덩치를 키웠다.
다만 매각은 지지부진했다. 앞선 2022년 JP모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지분 매각을 타진했으나 고금리 발 경기 침체, 자금 조달 악화로 한 차례 중단됐다. 인구 고령화, 핵가족화 등으로 상조업체에 대한 관심은 컸으나, 매각가 1조원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지난해 말 확산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예비입찰 흥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인수·합병(M&A) 핵심 돈줄인 인수금융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인수금융 금리는 2021년 4%대에서 2022년 8%, 2023년 9%로까지 올랐다가 최근 7%대로 떨어졌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확산한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은 조금 줄어든 모양새지만, 더 이상의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졌다”면서 “M&A 인수금융 큰손인 시중은행의 경우 이미 단일 주선에서 6%대 인수금융 금리를 제시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올해 국내 기업 조 단위 빅딜이 대거 쏟아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그동안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기를 조율했던 PEF 운용사들이 속속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글로벌 PEF 운용사 블랙스톤이 국내 1위 의약 유통업체 지오영 매각을 추진하고 나섰다. 작년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들과 물밑 접촉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구속력 없는 가격 제안(넌바인딩 오퍼) 방식의 경쟁 입찰(옥션딜) 전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외 PEF 운용사가 조 단위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기업은 지오영을 포함 SK해운(한앤컴퍼니), 롯데카드(MBK파트너스), 롯데손해보험(JKL파트너스), 제뉴원사이언스(IMM프라이빗에쿼티) 등 5곳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PEF 운용사가 2018년 이후 인수한 국내 기업이 대거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통상 PEF는 4~5년간 기업을 보유하며 기업가치를 올린 뒤 엑시트에 나서는 만큼 자본시장 경색으로 미뤘던 매각 작업을 올해 대거 추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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