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족쇄 풀린 이재용, 중동·동남아 사업장 방문차 출국
최태원·정의선·구광모·신동빈도 경영 전략 점검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김보경 이신영 기자 =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설 연휴(9∼12일) 기간에도 재계 총수들은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올해 경영 구상에 몰두할 전망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김포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출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 등 중동과 동남아 국가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이후 첫 공식 행보로, 예년처럼 설 연휴 기간을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지난 10여년간 설과 추석 등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해 왔다.
작년 추석 연휴에는 삼성물산 네옴 산악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는 등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했다. 앞서 2016년 설과 추석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현 메타) 창업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각각 회동하기도 했다.
‘사법 리스크’가 일단락된 만큼 향후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한 비전과 경영 전략 등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CES 2024’에 참석한 것을 비롯해 대한상의와 SK그룹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짧은 휴식을 취하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배터리 사업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힌 만큼 연휴 이후 그룹 변화와 혁신 경영 보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설 연휴 이후에는 독일 경제사절단,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등을 통해 글로벌 경영에도 힘을 줄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동화와 미래 사업 등 주요 현안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한국과 미국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전기차 전용 공장 전환을 완료하고,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연초 ‘CES 2024’에서 발표한 수소 사회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사업 진행 상황도 적극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예년처럼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경영 현안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평소 구성원에게도 바쁘더라도 몸과 마음을 비워내는 휴식을 가져야 미래를 위한 채움에 몰입할 수 있다며 재충전의 시간을 강조해 왔다. LG는 설 연휴에 구성원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연휴 전후인 7일, 8일, 13일을 권장 휴가로 운영한다.
‘고객 가치’ 혁신 등 미래 구상에도 집중한다.
앞서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별적 고객 가치에 대한 몰입’을 제시한 바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가족과 연휴를 보내고 새해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과거에도 특별한 일정이 없는 경우 명절에는 한국과 일본의 사업장을 둘러보는 등 현장 경영에 집중해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장남인 신유열 전무가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할 미래성장실장을 맡은 만큼 미래전략 발굴을 위한 구상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롯데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신성장동력 육성에 힘을 주고 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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