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도입할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소식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증권사 주가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금융권 전체 중 가장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뒤 코스피 ‘금융’ ‘증권’ ‘보험’ 업종 주가는 대체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주 금융 업종 주간 수익률이 보험업 22.1%, 은행업 15.1%, 증권업 12.5%로 코스피 수익률 5.5%를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종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코스피와 비슷함에도 PBR은 코스피(PBR 0.9배) 대비 절반 수준으로 저평가받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당분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PBR 종목에 속한 금융업권이지만 증권주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증권이 여타 금융업보다 부동산 PF 리스크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대출 잔액은 6조3000억원으로 40조원 이상인 은행·보험업보다 절대적 규모는 작다. 증권사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담금 적립을 통해 손실처리하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크다.
갖고 있는 부동산 PF 연체율도 높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3.85%다. 은행은 1% 미만, 보험업은 1% 안팎에 불과하다.
우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자본 규모 대비 상대적인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규모가 큰 상황이고 전체 이익에서 부동산 PF 실적이 차지하는 비중도 다른 금융권보다 크다”며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가 잔존해 이를 해소하기 전까지 밸류에이션 상승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부동산 PF 부실 문제에 대해 “2023년 3분기 기준 잠재성 부실 가능 자산인 ‘요주의 이하 자산’ 규모 증가에 따라 전체 증권업의 채무보증 자산건전성은 나빠진 모습”이라면서 보수적 회계 처리가 이뤄진다면 ‘요주의 자산’까지 충당금 설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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