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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린다면서요?’ 미 연준 금리 조기인하 기대감 위축에 저PBR 테마 힘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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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조기에 인하할 거란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최근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저PBR(주가순자산배율)’ 테마의 상승세 역시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저PBR 테마 열기도 사그라들 가능성이 나온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해 12월13일 FOMC 뒤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는 모습. <미국 연방준비제도>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58%(15.11포인트) 내린 2576.2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전날에도 0.92% 하락마감했는데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저PBR 테마의 강세로 주가가 많이 올랐던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예고한 지난달 24일부터 2일까지 코스피는 약 6% 올랐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PBR이 낮은 상장사에 자체적 개선책을 유도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에 따라 PBR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전날 차익실현 매도세가 나온 만큼 이날은 저PBR 테마에 힘입어 코스피가 반등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이라는 새 장애물을 만나 저PBR 테마의 힘이 재차 약해졌다.

전날 공개된 미국 CBS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는 아주 느린 속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조기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닐 카시카리 연준 위원도 “현재 통화정책 기조가 연준이 생각하는 것만큼 압박적 수준이 아닐 수 있다”며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이에 미국증시 주요지수인 다우존스, S&P500, 나스닥은 전날 각각 0.7%, 0.3%, 0.2% 하락마감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장에선 연준이 이번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하며 예상보다 일찍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할 거란 기대감이 강했는데 이런 심리가 크게 꺾인 것이다.

3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연준 위원들의 연이은 매파 발언으로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한 달 전 31.9% 수준이었으나 1주 전엔 52.9%, 전날엔 80.0%, 이날은 85.0%로 치솟았다.

반면 같은 기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68.1%(한 달 전)에서 47.1%(1주 전)와 20.0%(전날)를 거쳐 이날 15.0%까지 낮아졌다.

5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도 같은 기간 4.9%에서 11.7%, 26.8%, 37.7%로 계속 높아졌다.

연준의 기준금리 3월 인하 기대감이 사실상 소멸하면서 국내증시의 저PBR 테마에 따른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3월 도쿄증권거래소가 PBR이 1배를 밑도는 상장사에 PBR 개선을 강하게 요구한 이후 일본증시는 장기간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일본 증시 상승엔 PBR 개선책 외에도 일본은행의 초 저금리 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은 오랜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기 위해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단기금리를 -0.1%, 장기금리를 0% 수준에 고정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엔저 효과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일본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이익이 늘어났다. 일본기업들이 정부의 저PBR 개선책에 호응할 수 있던 데에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일본증시가 PBR 개선책만으로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본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효과도 뒷받침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PBR 개선책 외에 기준금리 인하가 더해져야 정부의 부양책이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인데 한국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여겨진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릴 때에도 초 저금리 정책을 유지했다. 사진은 도쿄에 위치한 일본은행 본부. <위키피디아>

한국은 미국의 금리 노선을 따르는 경향이 강한 만큼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먼저 이뤄져야 금리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김채윤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올렸을 때 한국은 같이 금리를 올렸으나 일본의 경우 금리를 계속 마이너스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크게 사라진 만큼 국내의 저PBR 테마 열기 역시 사그라들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오전 리포트에서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론을 재차 연출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일종의 테마로 작용하고 있으나 증시 불확실성이 큰 만큼 모멘텀으로 접근하기보단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발표되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안이 또 다시 국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부안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방안이 담긴다면 저PBR 테마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김태영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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