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 하만 영업익 첫 1조원 돌파
LG전자 VS본부도 10년만에 10조 매출 고공행진
올해 들어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 미칠 것으로
양사 “중장기적 전기차 성장엔 큰 변화 없을 것”
오랜 기간 ‘유망주’에 머물다 지난해 ‘효자’로 떠오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 사업이 올해에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해는 기존 주력사업의 부진을 만회할 정도로 계열 내 역할이 커졌지만, 올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가능성이라는 악재가 버티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지난해 한해 매출 14조3900억원, 영업익 1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하만의 연간 영업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 지난해 4분기 내내 적지를 이어왔다는 점,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익이 6조5670억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하만의 1조원대 연간 영업익은 돋보이는 성과다.
하만의 이같은 실적을 이끈 것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제품의 판매 증가와 함께 전장 고객사 수주의 꾸준한 확대가 있었다. 아울러 프리미엄 차량을 중심으로 한 차량용 고사양 오디오 매출 호조 등이 연간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주력 제품인 디지털콕핏의 상반기 생산 실적도 전년 동기 395만대에서 410만대로 올라섰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하만을 인수하는 데 들인 돈은 9조원에 달한다. 당시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와병 중이던 시기로, 이재용 당시 부회장이 직접 총괄 지휘해 인수합병을 결정지었다. 삼성이 인수하기 직전인 2016년 하만의 영업이익은 6800억원이었고, 인수 첫 해부터 실적이 다소 고꾸라지긴 했으나 2021년부터 본격 반등세를 보이며 성장해왔다.
LG전자의 전장 사업도 지난해 전기차 부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고공 성장을 이어갔다.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0조1476억원, 영업익 1334억원을 기록했다. VS 본부 출범 10년 만에 매출액 10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썼다. VS본부 역시 최근 적자 행진을 이어가다 2022년 흑자로 돌아섰다.
LG전자의 기존 최대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 담당 H&A사업본부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156억원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TV사업부인 HE 사업본부 역시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LG전자 전장사업부는올해 역시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 추세에 맞춰 인포테인먼트 고객경험 강화 등의 기조를 유지하겠단 방침이다.
다만 전장 사업의 경우 올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상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기차 종류가 줄어들고, 유럽 일부 국가에서 전기차 보조금 축소 및 폐지 흐름이 이어지는 것도 전장 수요 성장에 다소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LG전자 측은 지난달 25일 연간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IRA 개정의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 차종이 전년보다 줄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당사 부품이 장착된 일부 전기차 보조금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완성자 업체별 20만대로 제한된 보조금 지원 한도 대수 규정이 폐지돼 중장기적인 측면에선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VS사업본부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기존 목표로 했던 100조원을 밑도는 90조원 중반대였던 것과 관련해 “일부 고객사들의 소싱 결정 지연과 환율 영향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사는 전기차 및 전장 시장의 장기적인 확대 기조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 보고, 고객사 확대 및 생산성 확대에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만의 경우 삼성 Neo QLED TV 기술을 접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삼성 헬스 기능을 차량 시스템에 적용해 운전자 맞춤형 안전운전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최근 CES 2024에서 공개한 것과 마찬가지로 운전자 얼굴 및 생체 신호를 인식해 안전 운전을 돕는 ‘레디 케어’ 솔루션으로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LG전자 VS 사업본부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제품 역량 강화와 해외 생산기지 안정화, 차량용 조명 자회사 ZKW의 프리미엄 수주 확대 등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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