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부가 너무 크다 보니 계획의 현실성이 떨어졌고 경제위기까지 겹치면서 결국 좌초했습니다. 하지만 기능, 효율, 일반 시민의 즐거움을 함께 고민해 새로운 계획을 세웠고 완성된다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이 될 것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발표 서두에 한 말에는 17년간 잠들어 있던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의 우여곡절과 청사진이 모두 담겼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2007년 서울시와 코레일이 용산 철도정비창과 서부 이촌동을 통합개발하기로 하면서 출발선에 선다.
총 51만㎡ 부지에 31조 원의 사업비를 들여 업무·상업·주거시설 등을 조성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추진됐는데 방대한 사업 규모 때문에 ‘단군 이래 최대 개발 프로젝트’로 불렸다.
2017년 12월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이 사업의 개발사업자로 선정됐고 드림 PFV를 만들어 개발사업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자금조달 등을 둘러싸고 코레일과 건설사의 갈등이 이어졌고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상황은 악화했다.
당시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코레일은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을 요구했지만, 삼성물산은 이에 반발해 2010년 대표 주관사 지위를 내려놓고 사실상 사업에서 손을 뗐다.
코레일은 사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사업계획 변경 등을 두고 민간 출자사들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드림허브PFV가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무산됐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프로젝트가 6년간 첫 삽도 뜨지 못하고 끝난 것이다. 이후 사업 중단 책임과 보상을 둘러싼 소송전이 이어졌고 코레일은 소송전 끝에 2018년 5월 정비창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회복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흘러 2022년 7월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내놓으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불씨가 살아났다.
오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일·주거·여가를 한 곳에서 누리는 입체복합도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자연 친화 미래도시를 목표로 추진된다”며 “서울이 글로벌 톱5 도시로 올라서는 데 효자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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