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수 증가 둔화 및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하락에도 불구하고 또한번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안정적인 통신 사업 실적과 함께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사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SKT는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인공지능(AI) 부문을 통해 올해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매출 30% 뛰고 클라우드 매출은 36.6% 늘어
5일 S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늘었고, 영업이익은 8.8% 증가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1.4% 증가한 12조5892억원, 영업이익은 10.2% 늘어난 1조4559억원이다.
SKT의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한 사업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엔터프라이즈 부문이다. SKT의 데이터센터매출은 2024억원으로 전년대비 30% 뛰어올랐고, 클라우드 매출은 1460억원으로 전년대비 36.6% 증가했다.
업계에선 SKT가 지난 9월 내세운 \’AI 피라미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한다. SKT는 기존사업을 \’AI 인프라\’와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 3대 사업 영역에 맞춰 재정의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AI 인프라, 클라우드 사업은 AIX 사업에 포함된다.
반면 본업인 통신사업은 정체기를 맞은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157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 중 68%를 기록했으나, ARPU는 전년대비 3.1% 줄어든 2만9562원으로 나타났다. 알뜰폰(MVNO) 가입 회선을 포함한 ARPU는 전년대비 2.6% 줄어든 2만7761원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 콜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한지 5년차에 접어든 상황이라 무선매출 성장 둔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엔터프라이즈 사업 확대로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올해 블렌디드 ARPU도 소폭 하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AI 피라미드 전략\’으로 성장 가속화
SKT는 올해도 \’AI 피라미드 전략\’의 실행을 가속화해 실질적인 성과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SKT는 AI 데이터센터·AI엔터프라이즈·AI반도체 등은 시장 수요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올해 빠르게 매출을 확대하며 AI 사업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정식 출시 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AI 개인비서 에이닷(A.)은 올해 킬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하며 AI 에이전트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AI 사업의 글로벌 확장에 있어서도 AI 데이터센터, AI반도체, 텔코(Telco) 특화 초거대언어모델(LLM) 사업, 엑스칼리버(X Caliber) AI 솔루션 등의 영역에서 연내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조상혁 AI전략제휴담당은 “SKT는 자체 LLM 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기업들과 협력해 통신 특화 LLM을 구축하고 있다”며 “텔코 LLM을 통해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 상반기 중 공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텔코 AI 얼라이언스는 전 세계 50개국에 걸쳐 14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AI로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할 몇 안 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각을 나타낸 데이터센터 사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재 용량의 2배인 200MW급 이상을 확보, 국내 1위 데이터센터 사업자를 목표로 수도권에 신규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은 AI 활용이 증대되면서 성과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양섭 CFO는 “지난 해 자체적인 AI 역량 강화는 물론 세계 유수 AI 기업들과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올해는 이미 5G 가입자 및 무선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대내외환경도 녹록치 않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AI 컴퍼니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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