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저희를 믿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국내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민해 나가겠다”
“굉장히 성공적으로 (미국) 수출 시장에 진입해 있지만 내수 시장은 우리에게 그만큼 중요하다. 내수시장 입지를 성장시켜야 하기 때문에 신차 4종을 출시하는 것”
2일 헥터 비자레알 제너럴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 한국사업장 사장은 서울 강남구 소재 GM의 통합 브랜드 스페이스 ‘더 하우스 오브 지엠(The House of GM)’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GM 한국사업장이 ‘GM의 미국 수출기지’에 불과하다는 일부의 시선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불식시키고자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GM 한국사업장은 지난 2023년의 주요 성과와 함께 올해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브랜드와 제품, 세일즈와 서비스, 전기차에 이르는 고객의 전 주기 여정에서 ‘경험’ 확대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우선 GM 한국사업장은 얼티엄(Ultium)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2종을 포함한 신차 4종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차들은 △캐딜락 준대형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리릭’ △쉐보레 중형 전기 SUV ‘이쿼녹스 EV’ △캐딜락 준중형 SUV ‘XT4’ △쉐보레 준대형 픽업 ‘콜로라도’다. 다만 전량 수입해 올 예정이며, 국내에서 생산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GM이 3번째로 선보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은 내연 기관과는 다른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전후방에 모터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후륜구동, 4륜구동 설계는 물론 타사의 플랫폼과 달리 전륜구동 설계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승용 모델에는 △BEV3(일반형)과 △BEV 프라임(고급형)이, △트럭 및 SUV에는 BT1 플랫폼이 적용된다. 국내 출시 모델인 리릭과 이쿼녹스 EV에는 BEV3 플랫폼이 적용됐다.
이외에도 GM 한국사업장은 △쉐보레·캐딜락·GMC 브랜드의 포지셔닝 전략 △GM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Onstar)’ 서비스 출시 서울서비스센터 오픈 △ACDelco(에이씨델코) 서비스 확대 등을 밝혔다. 자동차를 접점으로 한 모든 영역에서 GM의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 한국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것.
구스타보 콜로시 GM 한국사업장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고객이 만족하면 해당 브랜드의 가장 큰 지지자가 된다. 우리의 목표는 단순히 차량 판매가 아니라 영속적 관계를 형성하고 고객의 변하는 니즈를 맞추는 것”이라며 “그래서 대대적으로 모든 고객 접점을 강화하는 활동에 투자해 왔고 영업 프로젝트와 서비스에 집중해 왔다”라고 말했다.
GM 한국사업장은 오는 7월 서울 서비스센터를 오픈해 더욱 강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동서울과 원주 소재의 서비스센터 역시 새 단장을 거쳐 고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자동차 부품사인 ‘에이씨델코’의 서비스 반경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 이커머스 파트너들과 함께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고품질 부품을 구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신차인 리릭과 이쿼녹스 EV를 시작으로 온스타 서비스를 론칭해 한국 완성차 업계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각오 역시 다지고 있다.
‘온스타’는 GM이 지난 1996년 만들어낸 자동차와 통신을 최초로 결합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다. 한국 시장에서는 먼저 △무선 OTA 기반 원격 접근 △차량 위치 확인 △전기차 에너지 어시스트 충전 등이 제공되며 서비스 범위도 작은 차종에서 큰 차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구체적 기능은 차량 특성 및 구독 레벨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이러한 전략에 대한 우려 역시 등장했다. 전기차 시장 침체가 시작된 가운데 신차 라인업에 전기차를 2종씩이나 포함한 만큼 시장의 반응이 좋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
하지만 GM 한국사업장은 전기차 시장 수요 감소 자체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모두 전동화를 향해 가고 있는 만큼 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고급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리릭과 이쿼녹스 등의 프리미엄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기대된다고.
구스타보 부사장은 “분명한 것은 이쿼녹스 급의 고급 전기차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왜냐하면 매우 독보적인 주행 성능을 제공하고, 또 스포츠카의 성능을 주면서 안락감과 편의성, 연비 등을 같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고급 전기차 시장 수요 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전기차를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SUV-C 세그먼트에서는 이쿼녹스 EV로 참여하게 될 것이며 독보적이고 탁월한 차량이 될 것이다. 몇 달 뒤 정보를 공개하겠다”라며 “차세대 트래버스는 현재 평가 중이며 수개월 뒤에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최근 언론에서 나오고 있는 GM 한국사업장이 국내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생산을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비지니스 흑자 전환을 작년에 이룬 만큼 대표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의 생산을 최대화해 수요를 맞추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GM 한국사업장의 입장.
다만 헥터 사장은 “(PHEV 모델의 국내 생산은) 지금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라면서도 “단기에 전기차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다. 강력한 대체재가 있다. 내연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전환하는 부분에 있어 계속해서 검토가 이뤄지고 있고 검토가 끝나면 공개하겠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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