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파라이소주 해안 도시 중심으로 번져
1100채 넘는 가옥 불에 타
전국적으로 92건 화재 발생, 40건 진화
엘니뇨, 건조한 날씨, 강한 바람 등 영향
2010년 대지진 이후 최악 재난
칠레에서 산불이 확산해 현재까지 최소 51명이 사망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불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약 70마일 떨어진 발파라이소주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해당 지역에는 100만 명 넘는 주민이 살고 있다. 최소 1100채 넘는 가옥이 불에 탔으며, 해안 휴양 도시인 비냐델마르 지역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하루에만 전국에서 92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그중 40건을 진압했다고 소방당국은 발표했다. 소실된 토지는 최소 4만3000헥타르로 보고됐다.
칠레는 통상 12월부터 몇 달에 걸쳐 산불이 지속하지만, 최근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전역에서 기온이 치솟은 데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이 맞물리면서 산불이 빠르게 확산하게 됐다고 WP는 설명했다.
칠레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에 나섰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방송 연설에서 “비극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몇 시간 안에 희생자 수가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며 “피해 지역에 즉각 더 많은 지원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롤리나 토하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없지만, 수천 가구가 화재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500명 넘는 목숨을 앗아간 2010년 (규모 8.8의) 대지진 이후 가장 치명적인 비극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 “피해 지역은 작년 2월 있었던 산불보다 적지만, 불이 빠르게 번질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큰 우려는 일부 화재가 도시 지역과 매우 가까운 곳에서 발생해 주민과 주택, 인프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이번 산불 중 최소 1건 이상이 방화로 추정되는 만큼 관련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누가 그렇게 많은 비극과 고통을 일으키려 했는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조사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경찰이 용접 작업 중 불을 낸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1명을 구금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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