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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주요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금융소비자 민원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민원은 1년 전보다 103% 늘어났는데,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대출금리 관련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80%)과 신한은행(55%) 등의 민원도 모두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은행권 전반적으로 민원 수가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홍콩 H지수 ELS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손실 확정액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지난 1월에만 3000억원 규모의 손실이 확정됐는데, 이 과정에서 5대 은행에 접수된 민원수는 2400건을 넘어섰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4분기 민원건수는 3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민원건수가 9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80% 늘어난 수치다. 여신 관련 민원이 43건, 기타 민원이 25건 등으로 집계됐다. 기타 민원은 전자금융, 펀드, 방카슈랑스 등 복합상품 판매 관련, 홈페이지 오류, 직원응대 등이다. 국민은행은 은행권 가운데 홍콩 ELS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만큼 관련 민원도 함께 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민원 증가폭이 컸던 곳은 우리은행으로, 민원 수가 103% 늘어난 75건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의 민원 가운데 여신 관련 민원이 32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 민원도 21건을 기록했다. 다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민원이 늘어난) 특별한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55% 늘어난 59건, 하나은행은 30% 증가한 56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농협은행의 경우 5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다. 농협은행의 경우 신용카드 민원이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의 지난해 4분기 민원 증가는 고금리 영향이 컸던 것이란 해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금리 고착화에 따른 대출금리 관련 민원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선 올해 은행 민원수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 ELS 관련 민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5대 은행에서 발생한 ELS 관련 민원은 1390건으로 집계됐는데, 올해 1월에는 2428건의 ELS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민원보다 올해 1월 민원 수가 75%가량 뛴 셈이다.
문제는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ELS 상품이 많아질수록 민원도 동시다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점이다. 홍콩 ELS 총 판매잔액인 19조3000억원 가운데 80%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상반기 만기 도래 규모는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미 손실이 확정된 금액만 3000억원에 달하고, 본격적으로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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