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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화재 순직 두 소방관 영면…“근무환경 개선” 한목소리

이투데이 조회수  

고 김수광 소방장·박수훈 소방교, 국립 대전현충원 안장
소방노조 “잇단 순직에도 실질적인 안전시스템 구축 못해”
소방관 10명 중 4명 이상 PTSD‧수면장애 등 심리질환 겪어

연합뉴스3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경북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수광(27) 소방장의 영현이 봉송되고 있다.

경북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두 청년 소방관, 김수광(27) 소방장과 박수훈(35) 소방교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유가족과 동료 등 1000여 명이 영결식에서 고인의 넋을 기린 가운데, 소방관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과 예우를 해달라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북소방본부는 전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유족을 비롯해 소방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소방관에 대한 안장식을 엄수했다.

유족들과 남화영 소방청장,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황원채 국립대전현충원장, 배종혁 문경소방서장, 경북소방 동료들이 차례로 헌화와 분향에 나서 고인의 넋을 기렸다.

앞서 경상북도청장(葬)으로 진행된 이들의 영결식에는 유족, 경북도지사, 동료 소방관 등 1000여 명이 함께했다. 정복을 입은 동료 소방관들은 도열한 채 거수경례하며 순직한 두 소방관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렸다.

고인들과 한 팀이었던 윤인규 소방사는 조사에서 “화재 출동 벨 소리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현장으로 뛰어갔던 우리 반장님들, 늠름한 뒷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반장님들이 그랬듯 우리는 내일부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달려가겠다. 남겨진 가족은 저희에게 맡기시고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전에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두 소방관을 화마 속에서 잃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공동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긴박하고 위험한 화재 현장에 뛰어든 고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국가는 절대 잊지 않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두 소방관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연합뉴스경북도청 동락관에서 3일 오전 열린 故 김수광 소방장과 故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에 동료들이 운구하고 있다.

김 소방장과 박 소방교는 지난달 31일 오후 7시47분 경북 문경시 신기동 신기산업단지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인명 수색을 위해 화염 속에 뛰어들었다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김 소방장은 5년여의 재직기간 동안 500여 차례 현장에 출동했다. 박 소방교는 특전사 부사관 출신으로 2년간 400여 차례 화재·구급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헌신했다.

이번에 순직한 사고를 계기로 소방관들의 실질적인 안전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방청이 집계한 위험직무 순직 현황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순직한 소방관은 40명으로, 이번 화재 현장 희생까지 더하면 42명이다.

소방공무원 노조 등은 잇단 성명을 내고 “소방청장과 소방지휘부는 연속되는 순직에 대해 실질적인 안전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며 “소방예산의 안정적 확보, 소방청의 각종 경연대회 폐지, 실질적 훈련 전환, 외부 전문 진상조사단을 통한 순직 사고 진상조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3일 오전 10시께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故 김수광 소방장과 故 박수훈 소방교의 영결식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소방관 10명 중 4명 이상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수면장애 등 심리 질환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소방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소방공무원 5만2802명 중 PTSD, 우울 증상, 수면장애, 문제성 음주 등 주요 심리 질환 4개 가운데 적어도 1개 이상에 대해 관리나 치료가 필요한 위험군은 2만 3060명(43.9%)에 달했다.

질환별로 보면 문제성 음주 26.4%, 수면장애 27.2%,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6.5%, 우울 증상 6.3% 등이었다. 특히 자살 고위험군은 2587명(4.9%)으로 이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1회 이상 자살 생각을 했다’고 답한 이들은 4465명(8.5%)이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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