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딸기 좋아하시나요? 요즘 들어 부쩍 카페나 뷔페 식당들에서는 시즌 한정 딸기 메뉴 프로모션 한창입니다. 딸기가 제철을 맞으면서 딸기를 활용한 메뉴를 너도나도 선보이고 있는 것인데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늘 있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시즌 한정인 만큼 이맘때를 기다리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딸기의 제철은 언제부터 겨울이었을까요? 딸기의 제철이 겨울인 이유는 봄이나 여름에 재배한 것보다 맛이 달콤하고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딸기의 제철은 여름이었다고 하는데요. 1990년대 비닐하우스 재배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겨울에도 딸기를 먹을 수 있게 됐습니다.
국립종자원에 등록된 딸기의 품종은 202개에 달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딸기 품종 중에 카페 프랜차이즈나 뷔페업체들이 사용하는 딸기는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또 그 많은 양의 딸기를 어디서 어떻게 구해오는지, 프로모션을 위해 얼마나 많은 딸기를 사용하는지도 알아봤습니다.
설향·금실 딸기 제일 많네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이 주로 사용하는 딸기 품종은 ‘설향’, ‘금실’입니다. 설향은 국내 딸기 시장점유율 70~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큼하고 과즙이 풍부하며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입니다. 병충해에 강한 품종이라 대량 재배도 쉽고 가격도 합리적입니다. 반면 금실 딸기는 달콤하고 단단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식음료 업체들은 통상 3~4개월 전부터 각 딸기 농가에 컨택해 계약하거나 입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용 농가가 있을까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고요. 좋은 품질의 딸기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공수하기 위해 해마다 업체를 선정하는 겁니다.
우선 이랜드이츠의 뷔페 브랜드 ‘애슐리퀸즈’는 시즌 행사를 열고 딸기 디저트 메뉴만 15여 가지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약 2개월 간의 딸기 프로모션에 사용되는 딸기는 약 80톤에 달합니다. 전북 삼례(완주), 경남 사천 2개 산지에서 수확한 설향 딸기를 사용하는데요.
애슐리퀸즈는 산지와 농가마다 매년 수확량 및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농가를 찾아 계약합니다. 이랜드 팜앤푸드의 신선농산 담당 MD가 직접 산지를 발굴해 계약한다고 합니다. 프로모션 준비는 3개월 전부터 시작됩니다. 이 기간 메뉴 개발 및 딸기 산지 발굴, 거래량을 정한다고 하네요.
또 다른 뷔페 브랜드인 CJ푸드빌의 ‘빕스’도 국내 산지 농가에서 설향, 금실 등의 품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년 딸기 품질 및 작황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해마다 품질 상태를 보고 산지를 선정한다고 합니다. 거래량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딸기 케이크로 유명한 투썸플레이스는 어떤 딸기를 사용할까요. 투썸플레이스의 딸기 케이크도 주로 금실과 설향 딸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 한정 제품인 ‘킹스베리 타르트’에는 킹스베리 품종을 사용했습니다. 킹스베리는 충남 논산에서 개발한 우리나라 고유 품종으로, 다른 품종보다 크기가 큰 편입니다.
투썸플레이스는 특정 농가와의 밭 단위 계약보다는 각 지역의 산지 및 공급업체를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즌 제품 판매량에 따라 매일 각 산지와 공급 업체들과 소통해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이디야커피는 딸기 시즌 메뉴로 쏠쏠한 재미를 봤는데요. 지난 12월 선보인 시즌 메뉴 생딸기 음료 5종은 출시 20일 만에 판매량 40만 잔을 돌파했습니다. 이디야는 밀양의 설향 딸기를 사용하는데요. 이디야 역시 공급량 등을 고려해 매년 공급 업체를 선정합니다. 딸기 시즌 메뉴가 출시되는 시점의 1~2개월 전부터 준비합니다. 다만 딸기 사용량은 공개 불가라네요.
딸기 베이커리 6종을 선보인 아티제 역시 설향, 금실 딸기를 활용했습니다. 밀양, 산청, 하동, 고성 지역에서 딸기를 공수해왔습니다. 업체를 입찰해 공급받은 딸기 거래량은 월 기준 약 6톤입니다.
파리바게뜨, 한 달에 딸기 60톤 쓴다
같은 회사라면 같은 딸기를 사용할까요? 아닙니다. 파리바게뜨, 던킨, 파스쿠찌 등 여러 식음료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SPC는 브랜드별로 사용하는 딸기 종류가 다릅니다. SPC 전용 농가가 별도로 있지는 않고 공급사 거래를 통해 딸기를 공급받는 구조입니다.
파리바게뜨는 이번 시즌을 위해 겨울 딸기를 한 달 기준으로 60톤을 구했습니다. 전국 300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한 만큼 거래량도 상당하죠. 논산, 진주, 산청 지역에서 구한 딸기를 사용하는데요. 금실, 설향, 비타베리를 사용합니다. 비타베리는 단단하고 상큼한 것이 특징입니다.
던킨은 어떨까요. 이번 시즌 메뉴로 ‘요거트 딸기 라떼’를 출시한 던킨은 경북 고령과 밀양·삼랑진에서 딸기를 공수했습니다. 약 4개월 전부터 프로모션을 준비했는데요. 준비한 딸기의 양은 5.1톤입니다. 설향을 주로(97%) 사용하고, 매향은 소량(3%) 활용합니다. 매년 협동조합과의 계약 입찰방식을 통해 계약을 맺는다고 하네요.
파스쿠찌도 이번 시즌에 딸기를 활용한 젤라또, 쉐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였습니다. 아쉽게도 활용하는 딸기 품종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시즌 중간에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스타벅스, 할리스 역시 딸기 관련 시즌 음료를 내놨지만, 딸기 공급 관련 내용은 대외비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식음료 프랜차이즈들의 시즌 한정 메뉴에 사용되는 딸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같은 딸기 품종을 사용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또 해당 브랜드의 레시피에 따라 맛이 다르겠지요. 이번 취재에서 새삼 느낀 것은 시즌 프로모션을 준비하기 위해 해당 브랜드 내부에서는 일찍부터 바쁘게 움직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철 딸기를 활용한 새콤달콤한 디저트 즐기시면서 일요일 오후를 보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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