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 이익감소…삼성물산 패션 최대실적
“가계소비 여력 감소로 올해 영업환경도 녹록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국내 주요 패션·의류 기업들이 작년에 내수 침체 영향으로 실망스러운 실적을 거뒀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작년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올해 역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4일 패션·의류업계에 따르면 LF[093050]는 지난달 25일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조9천7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622억원으로 66.4% 줄었다고 밝혔다.
LF는 “부동산 업황이 나빠져 부동산 금융 쪽이 부진했고 패션 신규 브랜드 출시에 따른 마케팅, 유통망 확장 등 투자 비용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에도 매출은 5천684억원으로 1.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03억원으로 2.4% 감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도 작년에 이익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작년 매출은 전년보다 13% 줄어든 1조3천524억원, 영업이익은 56.1% 줄어든 506억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작년 4분기 매출은 3천907억원, 영업이익은 159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2%, 17.5%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수 소비 둔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성수기 효과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타난 점이 아쉽다”며 “올해는 종료 브랜드로 인한 베이스 효과가 제거되기 때문에 성장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실적 악화 주요인으로 작용한 해외 브랜드 이탈 영향은 모두 마무리됐다”며 “4분기 경우 브랜드 이탈 효과를 제외하면 수입 패션은 오히려 소폭 성장해 고급 브랜드 수요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이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한섬[020000]은 작년에 매출 1조5천175억원과 영업이익 967억원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1.6%, 42.5% 줄어든 수치다.
4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3% 줄어든 4천458억원, 영업이익은 39% 줄어든 300억원으로 각각 추정됐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섬의 작년 4분기 분위기는 3분기 대비 좋은 편이나 매출 성장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고가 여성복 브랜드 판매는 전년 동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며 캐주얼 의류는 매출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고물가 지속에 따른 가계소비 여력 감소로 올해 영업환경도 녹록지 않다”며 “다만 한섬은 수입과 라이선스 브랜드의 적극적 라인업 확장을 통한 신규 고객 확대로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어 실적 개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은 호실적을 거둬 다른 기업들과 명암이 엇갈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작년 매출은 2조510억원으로 2.5%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1천940억원으로 전년보다 7.8%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4분기 매출(5천450억원)은 0.6% 늘었으나 영업이익(460억원)은 4.2% 감소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수입 상품, 온라인 중심 등 전반적인 사업군이 호조였다”며 “비이커, 10 꼬르소 꼬모 등 편집숍을 중심으로 신명품을 발굴한 데 이어 에잇세컨즈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해 고객 선택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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