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를 기록하면서 정부의 ‘상반기 2%대 물가 상승률 조기 달성’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6개월만에 2%대에 진입한 물가는 둔화 흐름을 탔지만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오름세와 먹거리 가격이 변수로 꼽힌다.
정부도 2~3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오를 수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
지난해 7월 2.4%까지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3.4%로 반등한 이후 12월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기록하다 6개월 만에 2%대로 낮아졌다.
지난달 물가 안정에 힘을 보탠 품목은 석유류다. 1년 전보다 5.0% 하락한 석유류는 전체 물가를 0.21%포인트 떨어뜨렸다.
반면 농산물은 15.4% 오르며 물가 상승률을 0.59%포인트 끌어올렸다. 농산물은 12월 15.7%에 이어 두달 연속 15%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초 ‘2024년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상반기 내 2%대 물가 안착을 목표로 제시했다. 1월 물가상승률이 2%대에 다시 진입하면서 물가 안정 목표치에 근접할 수 있게 됐지만 정부는 2~3월 물가가 3%대로 올라설 수 있다며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물가를 끌어내린 국제유가는 다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품목이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9월 평균 배럴당 93달러까지 오른 후 10월 89.8달러, 11월 83.5달러, 12월 77.3달러까지 떨어지면서 1월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의 반격으로 중동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80대로 올라선 상황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2%대 물가 체감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농산물 등 먹거리 물가도 변수다. 지난달 사과, 배, 귤 등 신선과일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8.5% 올랐는데 명절 수요가 늘어나는 2월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과 겨울철 이상기후 등 물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설을 앞두고 설 민생안정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을 확대하는 등 성수품 가격안정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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