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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진단’ 사실상 퇴출…1기 신도시 재건축 본격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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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특별법 시행령 2월 1일부터 입법예고

특별법 적용 대상 51곳→108곳으로 대폭 확대

선도지구 지정기준 구체화, 6월께 지자체 공모 착수

국토교통부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세부내용을 구체화함에 따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데일리안DB 국토교통부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세부내용을 구체화함에 따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데일리안DB

국토교통부가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세부내용을 구체화함에 따라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통합재건축을 하면서 일정 비율 이상 공공기여할 경우 안전진단은 면제되는데, 1기 신도시 대부분이 통합재건축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안전진단 문턱이 사라졌단 평가가 나온다.

31일 국토부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특별법 시행령 제정안을 마련해 2월 1일부터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제정안에는 노후계획도시 정의와 안전진단 면제 기준 및 공공기여 비율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노후계획도시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지면서 특별법 적용 범위도 대폭 넓어졌다. 앞서 법안이 마련될 당시만 하더라도 택지개발지구 51곳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행령을 통해 전국 108개 내외 지구(215만가구)가 특별법 수혜를 입게 됐다.

수도권에선 ▲서울 개포, 목동, 고덕, 상계, 중계, 중계2, 수서, 신내, 가양 등 9곳이 포함됐고 ▲경기는 1기 신도시(일산·분당·중동·평촌·산본) 5곳을 포함한 30곳이 해당된다. ▲인천에선 구월, 연수, 계산, 만수일대, 부평일대가 적용 대상으로 묶였다. 비수도권은 ▲경상권 25곳 ▲전라권 16곳 ▲충청권 15곳 ▲강원권 5곳 등이다.

다만 이미 정비사업을 마친 곳이나, 개별적으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곳들도 포함돼 실질적인 특별법 혜택을 볼 지역은 1기 신도시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도지구 역시 1기 신도시에서 우선 지정될 예정이다.

선도지구는 주민 참여도, 노후도 및 주민불편, 도시기능 향상, 주요 생활권 내 거점으로 확산 가능성 등을 따져 지정한다. 이를 토대로 지자체별 선도지구 지정기준, 배점, 평가절차 등을 마련해 5월 중 공개하고 6월부터 공모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특별정비구역, 건축규제 완화…용적률 150% 상향
공공기여 차등화, 통합재건축 시 안전진단 사실상 면제
“사업성 중요…주민 갈등 등 변수 많아, 장기간 걸릴 것”

건축 규제 완화 내용도 구체화됐다.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법정 상한선인 150%까지 용적률을 높일 수 있다. 주거지역은 200~300%, 준주거지역은 500%에 이른다. 규정상 주거지역에선 최대 450%, 준주거지역은 750%까지 적용할 수 있다. 1기 신도시의 경우 평균 용적률은 300% 내외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별정비구역 내에서 통합 재건축을 하면서 조례로 정한 비율 이상 공공기여할 경우에는 안전진단이 면제된다.ⓒ국토부 특별정비구역 내에서 통합 재건축을 하면서 조례로 정한 비율 이상 공공기여할 경우에는 안전진단이 면제된다.ⓒ국토부

또 특별정비구역 내에서 통합 재건축을 하면서 조례로 정한 비율 이상 공공기여할 경우에는 안전진단이 면제된다. 국토부는 구역 내 통합할 수 없는 나홀로단지 등이 포함되더라도 하나의 구역으로 묶어 안전진단 면제 특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블록 단위 통합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1기 신도시는 사실상 안전진단이 무력화되는 셈이다.

공공기여 비율은 차등화했다. 먼저 기본계획에서 정한 도시의 기준용적률까지는 증가한 용적률의 10~40%의 공공비율을 조례로 정해 적용하고, 기준용적률을 초과하는 범위는 40~70%의 높은 수준의 공공기여 비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최병길 국토부 도시정비기획준비단장은 “재건축을 하더라도 기준용적률 이내로 들어오라는 시그널”이라며 “지자체 재량으로 기반시설 확충에 필요한 비용 등 주민 부담을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특별법이 구체화되면서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정비사업 추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곳 지역 주민들은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에 의지를 재차 드러내는 것은 주민들로선 굉장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제 가시적으로 제도권에 안착한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선도지구 지정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단지별·지역별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단 점은 우려된단 입장이다.

이종석 신도시재건축연합회 부회장은 “노후 주거문제를 해소하고 도시기능을 향상하는 등의 특별법 제정 본래 목적보다 선도지구 지정에 주민들이 불필요한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고 있다”며 “지자체별 평가항목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겠지만, 주민 참여도를 맨 앞에 놓고 동의율 높이기 싸움으로 가면 선도지구 지정에 따른 부작용으로 사업이 더 지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별법이 추진되더라도 정비사업 특성상 사업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특별법 적용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확대됐으나, 관심도가 높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공급 과잉 지역 등의 사업 진행 가능성 및 속도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공공기여를 차등 적용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유불리도 따져봐야 한다. 서울, 분당 등 토지가격이 높은 지역은 다른 지역 대비 공공기여 금액이 높아질 수 있고, 용적률 인센티브보다 공공기여 부담액이 더 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 재건축, 리모델링보다 주민들 간 이견이 있을 가능성도 높아 사업 완료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될 예정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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