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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촌 부실 대출기관 대거 통합 추진…“자산 6.7조 달러 2100여곳 영향”

이투데이 조회수  

“금융위험 고조에…올해 은행 산업 주요 과제로 추진”

중국 베이징에서 한 시민이 인민은행 앞을 지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정부가 금융위험 징후가 고조되자 수백 개의 농촌 지역 대출기관을 지역 거대 은행으로 합명 및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책 입안자들은 2022년부터 최소 7개 성에서 농촌 지방 대출기관의 합병을 추진해 자산이 6조7000억 달러(약 9000조 원)에 이르는 이 부문의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을 올해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 은행 산업은 지난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취약한 경제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농촌 신용협동조합 시스템에 속한 2100개 대출기관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3.48%로 전체 부문의 두 배가 넘는다.

싱크탱크 상하이 금융연구소의 부소장 류샤오춘은 “소규모 금융기관에 리스크가 가장 집중돼 있어 중국은 더 빠른 속도로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해결책 중 하나는 합병과 재편”이라고 말했다.

농촌 지역의 부실 문제는 정치적으로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2년 허난성 중부에서는 여러 지역 대출기관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가 발생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저축을 돌려달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년 시장을 뒤흔든 중국 지방 은행의 문제를 미리 예측한 제이슨 베드포드는 “농촌 협동조합이 중국 은행 시스템에서 가장 투명하지 않은 부분”이라면서 “중국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은행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정리하면서 국내총생산의 약 13%에 이르는 부실채권을 처리했다”고 추정했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와 UBS 그룹 AG의 전 애널리스트였던 베드포드는 “현재는 훨씬 더 작은 기관의 악성 꼬리들만 남아 있다”면서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염도힐 위험은 제한적이지만, 이러한 대출기관의 위험이 폭발할 경우 특정 지역에서는 매우 파괴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다년간에 걸친 고위험 대출기관 단속으로 작년 6월까지 고위험 대출기관 총 수가 337개로 절반으로 줄었지만, 이중 약 96%가 소규모 농촌 상업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이다.

이들 기관들은 저개발 지역에 대한 대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많은 곳이 수익성 저하, 자산 부실화, 느슨한 지배구조 등으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다. 또 중국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 정책으로 인해 대형 은행과의 가격 전쟁이 촉발된 2019년부터는 더욱 힘든 환경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에 이러한 대출기관에 대한 감독과 적절한 거버넌스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인민은행은 올해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일부 농촌 협동조합은 본질적으로 대주주를 위한 ‘현금 인출기’로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일부는 성장을 위해 다른 지역에 거액의 대출을 확대함으로써 농촌과 농업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적 역할에서 벗어난 경우도 다수 드러났다.

최근 신용협동조합을 합병하려는 움직임은 규제 당국이 2000년대 초반에 설립된 25개의 지방 단위 협동조합을 현대식 금융기업으로 전환해 리스크를 더욱 줄이도록 촉구한 2022년부터 시작됐다. 블룸버그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후 7개 성에서 500개가 넘는 소규모 대출 기관을 합병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합병을 통해 더 큰 금융 기관이 탄생했지만, 경제적인 논리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냥 더 건전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가령 중국이 재무제표가 악화된 12개 대출 기관을 흡수하기 위해 2021년에 설립한 랴오센은행은 2022년 말 기준 부실 대출 비율은 4.67%로, 시중은행 전체의 1.85%에 비해 여전히 높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찬슨앤코의 션 멩 이사는 “배 열 척을 묶는다고 해서 큰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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