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제조업 생산이 반도체 불황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광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이같은 증가율은 IMF 외환위기 사태 직후인 1998년(-6.5%)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작년 광공업 생산을 분기별로 보면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다지던 상반기에 특히 저조했다. 분기별 생산을 보면, 1분기 -9.7%, 2분기 -7.6%의 역성장을 보인 후 3분기 들어 -2.0%로 회복하고 4분기 들어서야 4.2% 증가했다.
세부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생산이 3.9% 감소해 광공업 생산 하락을 이끌었다. 전자᛫ 통신이 -8.5%의 역성장을 보였고 반도체는 5.3%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이 역성장한 것은 2001년(-15.3%)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반면 지난 한해 내내 수출 호조를 보인 자동차 부문 생산이 9.7% 증가했다.
다만 전산업생산지수(2020년=100)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110.9였다. 이 지수는 3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해 전산업지수를 증가세로 이끌었다. 지난해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도소매업(-0.8%)과 정보통신업(-1.4%) 생산이 줄어들었으나 운수 및 창고업(10.4%), 금융 및 보험업(5.6%),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5.6%),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서비스업(6.5%) 생산이 늘어났다.
생산이 줄어든 것과 마찬가지로 소비 역시 부진을 보였다.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소매판매가 이처럼 큰 폭으로 감소한 건 2003년(-3.2%) 이후 20년 만의 일이다. 이로써 연간 소매판매는 전년(-0.3%)에 이어 2년째 줄어들었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0.2% 늘어났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 의복 등 준내구재(-2.6%) 판매가 지갑을 닫은 소비자로 인해 줄어들었다.
업태별로 소비동향을 나눠 보면, 백화점(2.7%)과 대형마트(1.3%), 승용차 연료소매점(4.1%)에서 판매가 증가했으나 면세점 판매가 25.9% 급감했다. 전문소매점 판매도 2.5%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가 동반 부진을 보이면서 투자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5.5% 줄어들어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기계류(-7.2%)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투자가 줄어들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9.8%)과 토목(1.3%)에서 공사 실적이 늘어남에 따라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그러나 향후 건설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선행 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대비 19.1% 감소했다. 토목(20.0%)에서 늘어났으나 주택 등 건축(-30.6%)에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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