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점주 모임’ 결성했다고 압박한 본사 제재
가맹점주에 가맹계약 해지 통보…물품 공급 중단
“아, 근데 2년 정도 싸우셔도요. 불공정 어쩌고저쩌고해서 저희가 과징금 맞고, 뭐 가처분 신청하셔도 이행 명령금 지급하면 됩니다. 그런 금전적인 손실, 대를 위해서는 희생할 수 있어요. ”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면 2년 걸립니다. BBQ나 BHC 사례 보면 점주협의회 하시려고 하겠지요. 연간 한 2000(만원)에서 3000(만원) 버리세요, 그럼 도합 6000(만원)이지요. 가게 손실은? 뭘 위해서 그렇게 하시려는 거세요?”
지난 2021년 7월 21일 맘스터치 A임원이 가맹점주에게 한 대화 내용 중 일부다.
패스트푸드 전문점인 맘스터치 본사가 가맹사업자 단체를 구성했다는 이유로 상도역점 가맹점주와 계약을 해지하고, 가맹점주를 형사고소하는 등 악의적인 행위를 벌여 공정거래위원회 철퇴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1일 맘스터치의 이 같은 행위를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맘스터치는 2022년 기준 전국 가맹점 수가 1392개에 달하는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시장 1위 사업자다.
공정위에 따르면 맘스터치 상도역점 등 61개 가맹점의 점주들은 2021년 3월 1300여명의 전체 맘스터치 가맹점주에게 ‘가맹점사업자단체 구성 안내 및 참여 독려 우편물’을 발송했다.
이 우편물에는 “2019년 말에 사모펀드(KLN파트너스)가 해마로 푸드를 인수하면서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이익을 도외시하여 본사의 이익만 추구”, “최근 거의 모든 매장이 매출 및 수익 하락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제품의 원가율 상승에 이윤마저 급락” 등의 내용이 담겼다.
맘스터치는 이에 대해 상도역점 가맹점주에게 경고를 담은 내용 증명을 보냈다.
점주 협의회는 이 같은 내용 증명에 대해 2021년 4월 맘스터치에 418개 가맹점이 가입된 가맹점 사업자 단체 구성 사실과 임원 명단을 송부하고 거래조건 협의를 요청했다.
그러자 맘스터치는 협의회에 가입자 명단 제출을 우선적으로 요구하면서 대표성 확인 전까지 점주 협의회 명의의 활동을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맘스터치 임직원 2명은 2021년 7월 협의회 구성을 주도한 상도역점을 방문해 “본사를 까면서 들어오는 점주협의회를 어떻게 인정하겠습니까? 일단 적대적으로 들어오는데.”라며 본사에 적대적인 협의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가맹점주에 회장직 사임을 종용했다.
본사 임원 A씨는 법적 다툼이 시작되면 계약 해지를 통해 가맹점 영업을 중단시키겠다고 압박했다. 본사를 상대로 이른바 ‘가·손·공·언·점’(가처분 신청·손해배상청구·공정위 신고·언론 제보·점주 협의회 활동)을 진행하더라도 점주는 영업이 중단된 채 금전적 손실만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경고하기도 했다.
맘스터치는 임직원 방문 다음 날에 상도역점 가맹점주에게 공문을 통해 공문 수령일부터 7일 이내 허위사실 유포행위를 시정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8월부터 실제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물품공급을 중단했다.
상도역점 가맹점주를 허위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 이는 경찰과 검찰, 법원에서 모두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맘스터치 본사의 행위가 가맹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단체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행위 등 가맹사업법 위반행위를 지속 감시할 것”이라며 “법 위반 확인 시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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