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한국은행(2024.01.11)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동결한 새해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들은 물가안정 목표(2%) 안착에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지속해 나가야 할 것으로 판단했다.
라스트 마일(last mile, 마지막 걸음)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잘 마무리하겠다는 기조를 보였다.
한국은행(총재 이창용닫기이창용기사 모아보기)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을 공개했다.
지난 1월 11일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8회 연속 동결이며, 전원일치 동결이다.
이날 통화정책방향에 관한 토론에서는 “우리나라의 최근 물가상황을 보면, 점차 물가안정기로 진입하는 모습이나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등 가격조정 모멘텀이 아직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마지막 단계 리스크가 남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논의됐다.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위원별 의견에서 A 금통위원은 현 3.50% 수준 금리 동결을 지지하며 “국내경제는 반도체, 자동차 산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성장률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내수는 여전히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며 금년말에는 2% 초반에 이를 전이나, 다만 앞으로는 양호한 고용 상황, 인플레이션 지속성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A 위원은 “금융부문은 소상공인,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고금리 지속에 따른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안착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A 위원은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안착시키지 못할 경우 장기간 고통을 감수하며 쏟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사례를 과거의 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또 고금리는 민간의 부채를 줄여 미래의 소비 및 투자 자원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되며, 불황은 고통스럽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부문을 정리하고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 곳에 쓰이게 하는 소위 클렌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B 금통위원도 기준금리 3.50% 수준 유지 의견으로 “주요 선진국들의 인플레이션은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목표 수준으로 안정되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B위원은 “물가가 기조적으로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목표수준을 상당폭 상회하고 있으며 향후 물가경로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며 “물가가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한 기간동안 긴축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했다.
C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동결을 지지하고 “향후 경제 성장률은 실물부문에서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민간소비도 금년 중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나, 다만 팬데믹 이후 민간소비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 그리고 수출은 그 특성상 경로에 대한 전망 오차가 큰 편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 경로에 대한 전망 불확실성이 과거에 비해 커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C 위원은 “향후 관리물가 인상 속도 및 에너지, 농수산물 가격의 불확실성, 정부의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에 따른 영향, 누적된 공급충격의 물가 파급 속도,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의 상방리스크가 잠재해 있다고 판단한다”며 “당분간 전망경로 대비 실물경제와 물가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 모두 전망경로대로 충분히 하락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현 3.50% 수준 유지 의견을 내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지난해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이후 주요국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강화됨에 따라 주요국 국채금리가 하락하였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으며, 글로벌 주가는 상승하였다”며 “다만 금년 들어서는 주요국 정책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약화되면서 지표들이 부분적으로 되돌려지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D 위원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아직 충분히 낮아졌다고 볼 수 없는 데다 경제주체들의 물가에 대한 민감도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여 잔존 가능성이 있는 가격조정 모멘텀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지표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다양한 지표들을 아우르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기라고 하겠다”고 했다.
D 위원은 “인플레이션 경로에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점에는 여전히 유의해야 하며, 금융안정 상황은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제시했다.
E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3.50% 동결을 지지하고 “경제성장세는 확대되나 수출과 소비 부문간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어 추가적 긴축의 필요성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1년 이상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측면의 상방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상당기간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 위원은 “앞으로 경제성장세는 확대되나 수출과 소비 부문간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어 추가적 긴축의 필요성은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소비자물가가 앞으로도 1년 이상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공급측면의 상방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상당기간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며, 아울러 앞으로 통화정책의 기조전환에 있어서는 인플레이션 압력둔화와 기대의 안정 여부를 우선시하면서, 국내 수요와 민간부채 상황 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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