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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진 고령화·저성장…49년 만에 국내인구이동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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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진 고령화·저성장…49년 만에 국내인구이동 최저치
자료=통계청

지난해 국내 인구 이동자 수가 4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화에 따른 이동수요 감소와 맞물려, 일자리 부족으로 직업 유인이 줄어든 20대까지도 이동이 감소한 결과다. 장기간 이어지는 저성장과 심화하는 고령화가 인구 이동마저 줄여 말그대로 축소사회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내 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이동자 수는 612만 9000명을 기록해 1년 전보다 0.4%(2만 3000명)감소했다. 전입신고 중 읍면동 경계를 넘어 거주지를 이동한 사람이 대상이다. 이 같은 수치는 1974년(530만 명)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전체 인구가 5171만 명으로, 1974년(3469만 명)보다 1700만 명 가량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 이동 정체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짙어진 고령화·저성장…49년 만에 국내인구이동 최저치
자료=통계청

인구 100만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 역시 지난해 12%로 1972년(11.0%)이후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기록을 이어갔다. 통계청은 부동산 시장 침체를 국내 이동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봤다. 조사 결과 주택을 이유로 이동한 사람은 2022년 211만 6000명에서 2023년에는 208만 6000명으로 3만 명이 감소했다. 주택을 전입 이유로 든 이동자 비중도 34.0%로 1년전(34.4%)에서 0.1%포인트 줄었다. 실제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만 5415건으로 10월(4만7799건)보다 5% 줄어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짙어진 고령화·저성장…49년 만에 국내인구이동 최저치
자료=통계청

특히 상대적으로 이동률이 높은 20대에서도 이동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연령별 이동률은 20대가 22.8%를 기록했고, 30대(20.1%), 40대 (11.0%), 50대(8.7%)등의 순이었다. 20대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동률 수치에도 지난해 143만 3000명이 이동해 전년보다 4.8%감소했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고령화와 교통·통신의 발달로 장기적으로 국내 인구이동은 감소 추세”라며 “특히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받아 주택이유로 인구이동이 줄었고, 20대에서는 직업 이유로 인구 이동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0대 일자리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841만 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 7000명(1.2%)증가해 15세 이상 고용률이 62.6%로 196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하지만 20대 초반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줄어 청년층(15∼29세) 고용률(46.5%)은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영·호남에서 수도·중부권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계속됐다. 2017년부터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은 추세를 유지하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는 지난해에도 4만 7000명이 순유입돼 전년보다 순유입이 1만 명 넘게 증가했다. 수도권에서는 다시 중부권으로 3000명 가량이 순유출됐다. 중부권은 수도권 뿐만 아니라 호남권(5000명)과 영남권(9000명)에서도 인구를 빨아들였다. 반면 영남에선 4만 7000명이, 호남에선 1만 5000명이 순유출됐다. 충남·북의 순유입은 직업이, 경기와 인천은 주택이 가장 큰 이유였고, 경남·대구 등은 직업, 서울·대전은 주택 문제가 순유출의 사유였다.

짙어진 고령화·저성장…49년 만에 국내인구이동 최저치
자료=통계청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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