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노트북 양산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발효된 인도의 수입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노이다에서 생산 품목을 다변화하며 거대 내수 시장을 보유한 인도에서 영향력을 강화한다.
29일(현지시간) 민트와 비즈니스투데이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를 찾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현지 기자들과 만나 “올해부터 노이다 공장에서 노트북을 생산하고자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노트북 생산은 작년부터 나온 이야기다. 인도 정부는 작년 8월 노트북과 태블릿, 올인원 개인용 컴퓨터, 초소형 컴퓨터, 서버 등 7개 품목을 수입 제한 상품으로 분류했다. 유효한 라이선스를 보유한 업체만이 제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인도는 매년 약 80억 달러(약 11조원) 상당의 노트북과 태블릿을 수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작년 2분기 전자제품 수입 규모는 197억 달러(약 2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했다.
높은 수입 의존도는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배치됐다. 자국 생산을 키울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수입 제한 조치가 마련됐다. 인도 정부의 발표 이후 현지에서는 삼성이 노이다 공장에서 연간 최대 7만 대 규모로 노트북을 만들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었다. <본보 2023년 9월 26일 참고 삼성전자, 인도 수입 제한 조치에 결국 현지서 노트북 생산>
삼성전자는 노트북을 생산 품목에 추가하고 노이다 공장을 주력 생산기지로 키운다. 노 사장은 “인도의 제조업 강화를 현지 정부와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글로벌 수요 둔화로 노이다 공장을 포함해 일부 시설의 최적화가 필요했다”며 “이로 인해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달라지지 않는 사실은 노이다 공장은 삼성의 중요한 생산기지라는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노이다 공장은 1996년 설립된 삼성전자의 첫 인도 생산시설이다. 삼성은 초기 현지 업체와 합작해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했다. 이후 파트너사 지분을 매입하고 스마트폰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 인도에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섰다.
노이다 공장은 2016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만남을 계기로 증설이 진행됐다. 약 8000억원이 투입돼 스마트폰 생산시설이 두 배 확장됐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약 3억대)의 약 40%를 노이다 공장이 담당한다. 중저가뿐만 아니라 갤럭시 S·노트, 플립·폴드 시리즈 등 프리미엄·폴더블 제품도 제조한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도 노이다에서 양산한다.
삼성전자는 현지에서 생산량을 늘려 인도 시장을 잡는다. 인도는 14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2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출하량 기준 1억4810만 대로, 중국(2억7790만 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노 사장은 작년 2월 ‘갤럭시 언팩’ 행사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를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는 “인도 소비자 니즈에 맞추고자 현지에 모바일 연구소만 2곳을 운영하며 현지 최적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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