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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효과 없는 1월을 보낸 코스피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으로 공개될 국내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국내 증시 회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가 미뤄질 것이란 예상이 우세해졌기 때문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2500.65(종가기준)포인트로 마감됐다. 지난 16일 2500대가 무너진 이후 약 8거래일 만에 2500선을 회복했다.
기대됐던 연초효과는 없었다. 작년 2655.28로 마감되며 새해 2700포인트 돌파도 기대됐지만, 지난 17일 2435.90까지 하락하는 등 지수는 2400~2500대에 갇혀 있다. 이달 우리나라의 주가수익률은 G20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1월 주가수익률(24일 종가 기준)은 -7%로 중국보다 낮았다.
중국 경제 침체와 코스피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등이 지수에 악영향을 미쳤다. 배당권리를 취득하자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26일까지 국내 주식을 6조7653억원 순매도했다.
기관들의 매도 철회와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25일부터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증권업계는 다음달에도 반등보다는 횡보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반도체 중심의 IT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작년말에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며, 오히려 2차전지의 가시화된 실적 부진이 투심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2차전지와 관련해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테슬라가 어닝쇼크 충격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내오고 있다. 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4분기 흑자전환 등 긍정적인 소식이 있음에도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실적 실망감과 인텔의 1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성과·평가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부담이다. 미국경제가 침체보다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자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기조를 더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오는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연초에는 80%에 육박했으나 현재는 46%까지 떨어졌다. 이에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상반기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일본 증시 호황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부진한 국내와 중국 증시 상황과 대비되면서, 아시아 투자자금이 일본으로 몰리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나 금리인하 시기가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가능성·기대감 등에 기대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당분간은 보수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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