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업황 악화로 4분기 영업익 367억…전년比 67.8%↓
저조한 성적에도 석화 비중 높은 업체 중 수익성 방어 선방
올해 업황 한파 이어져…CNT·CCUS 등 친환경 사업 확대
석유화학업계의 혹한기 속에서 금호석유화학이 선방하고 있다. 지난해 석화업계를 휩쓴 각종 악재에도 흑자를 내며 경쟁사 대비 잘 버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도 부가가치 제품과 친환경 사업 확대를 앞세워 불황 한파를 이겨낸다는 전략이다.
29일 금호석유화학 공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5159억원, 영업이익은 36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67.8% 줄어든 수치다.
3분의 1수준으로 이익이 줄어들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비슷하게 석화 사업 비중이 높은 경쟁사 중에서는 수익성을 양호하게 방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쟁사들은 적자 경계선에 놓여있지만, 금호석유화학은 적자에서 가장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석화업계 ‘빅4’ 중 태양광사업 비중이 큰 한화솔루션을 제외하고 나머지 3사는 대부분의 매출이 석화 사업에서 발생한다.
지난 3분기 기준 금호석유화학은 85%, LG화학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사업을 제외하면 70%를 넘는다. 롯데케미칼은 전지소재, 자회사 사업인 정밀화학을 제외하고 거의 석화 사업이 전체 매출을 차지해 가장 의존도가 높다.
석화 산업 특성상 외부 요인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큰데 3사 모두 2022년부터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공급과잉, 수요 부진 등 영향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분기 실적도 석화 사업 비중에 따라 순위가 나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한화솔루션은 15.7% 감소한 1774억원으로 잠정집계되면서 타격이 가장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회사 매출을 제외한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적자 위기에 처했다. 지난 3분기 겨우 흑자 전환했던 롯데케미칼은 한 분기 만에 다시 1120억원의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2622억원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먼저 발표한 3000억원 수준의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도 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에게는 합성고무와 에너지 사업이라는 무기가 있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자동차 시장의 호황에 타이어 수요가 증가하자 수혜를 입었다. 타이어제조에 들어가는 합성고무를 국내에서 가장 많은 생산하는 업체로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어서다.
여기에 석화 업황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는 사업 부문도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4분기 기준 스팀·전기 생산 공정 분야인 에너지사업은 전체 매출액에서 36.4%를 담당했다. 에너지사업에서 정기보수 기간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업황 악화로 인한 석화 사업 부문 손실 부분을 상쇄했다.
올해까지 이어질 업황 한파에 맞서 금호석유화학은 석화 제품의 고부가가치 제품과 친환경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석화 ‘빅4’ 중 가장 친환경 사업에 소극적이라고 평가받던 금호석유화학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것이다.
그간 금호석유화학은 배터리 소재로 활용되는 탄소나노튜브(CNT) 등 전기차에 쓰이는 제품 중심으로 미래 성장사업을 육성하고 있었다.
여기에 최근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S)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첫 삽을 떴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부터 2025년 초 준공 목표로 전남 여수제2에너지 사업장에서 CCUS 핵심 설비인 CO₂ 포집 및 액화 플랜트 착공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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