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 거점을 새로이 마련했다. 인텔과 마이크론 등 반도체 업체들이 집결한 폴섬에 새 둥지를 텄다. 고급 인재를 확충하고 시스템 반도체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25일 폴섬시와 비즈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폴섬에서 어드밴스드컴퓨팅랩(ACL) 개소식을 열었다.
마이크 코즐로스키(Mike Kozlowski) 시장은 삼성전자의 연구소 개소를 축하하며 “기업이 택한 도시로 폴섬의 입지를 강화하고 현지 인재를 활용해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ACL은 시스템 반도체 개발 사업을 이끄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미국 연구 거점 중 하나다. 전장과 모바일 반도체 연구를 주로 한다. 원래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했었다. 현재 폴섬에 문을 연 연구소에는 약 50명이 상주하고 있다.
폴섬은 ‘반도체 특화지구’라고 불리울만큼 반도체 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폴섬 주요 고용주 중 하나인 인텔은 현지 연구소에 수천 명의 연구 인력을 뒀다. 무선통신과 컴퓨팅, 플래시 메모리 등 인텔의 주요 제품 연구를 이곳에서 수행하고 있다. 마이크론과 키옥시아 미국법인, 시놉시스 등 반도체 업계가 폴섬에 둥지를 텄다.
삼성전자는 잘 조성된 반도체 생태계를 활용하고 우수 인력을 뽑고자 폴섬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현재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구인구직 플랫폼 ‘더래더스(TheLadders)’에 시스템온칩(SoC) 메모리 컨트롤러 담당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올렸다. 연봉은 13만8000~21만5000달러(약 1억8400~2억8700만원)로 제안했다. 자체 링크드인 홈페이지에 SoC 설계 인턴 채용 소식도 알렸다.
삼성전자는 고급 인재를 확보해 연구소를 본격 가동한다. 향후 확장을 모색하고 시스템 반도체 연구 허브로 키울 계획이다.
시스템 반도체는 삼성이 공을 들이는 분야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19년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대만 TSMC를 제치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적용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반 칩을 양산하며 파운드리 수주잔고를 늘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도 2년 만에 부활했다.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하고 점유율 회복을 노리고 있다. 전장에서는 SoC인 ‘엑시노스 오토’ 시리즈와 이미지센서를 개발했다.
제품·공정 연구뿐만 아니라 생산시설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테일러에 역대 최대 미국 투자액인 170억 달러(약 22조7300억원)를 들여 추가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의 투자 행보는 경쟁사들과 대조돼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업황이 침체되면서 반도체 업계에는 인력 해고 바람이 불었다. 인텔은 폴섬 캠퍼스 근무 직원 약 550명을 잘랐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은 랜초 코르도바시 본사 직원 약 98명에 해고 통보했다. 현재까지 해고 인원은 약 280명으로 추정된다. <본보 2023년 7월 7일 참고 SK하이닉스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 직원 해고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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