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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731억원씩 번 현대차·기아…14년 왕좌 삼성전자도 밀어냈다 [biz-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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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731억원씩 번 현대차·기아…14년 왕좌 삼성전자도 밀어냈다 [biz-플러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월 3일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가 지난해 27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로 독일의 폭스바겐과 미국의 제너널모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압도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 전략과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005380), 삼성전자 제치고 상장사 영업益 1위…기아는 사상 첫 두 자릿 수 영업이익률

하루에 731억원씩 번 현대차·기아…14년 왕좌 삼성전자도 밀어냈다 [biz-플러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등극했다. 사진제공=현대차·기아

형님 격인 현대차는 지난 25일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조 1269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62조 6636억 원으로 14.4%, 순이익은 12조 2723억 원으로 53.7% 증가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은 물론 15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는 지난 14년간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연간 매출 160조 원 돌파 역시 신기록이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4%포인트 오른 9.3%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전동화 시대 최대 라이벌인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8.2%)보다 높다.

아우인 기아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022년 대비 15.3% 늘어난 99조 8084억 원, 영업이익은 60.5% 증가한 11조 607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직전 최대인 2022년(매출 86조 5590억 원·영업이익 7조 2331억 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1.6%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합산 영업이익률 10.2%…獨 폭스바겐·美 제너럴모터스(GM) 수익성 압도

하루에 731억원씩 번 현대차·기아…14년 왕좌 삼성전자도 밀어냈다 [biz-플러스]

현대차그룹은 수익성에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압도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262조 4720억 원, 영업이익은 26조 7348억 원에 달했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이 한 해 동안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인데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는 2011년(10.3%)과 2012년(10%) 두 차례 영업이익률 10%를 넘겼지만 그때는 기아가 10%를 밑돌았다. 두 회사가 지난해 차를 팔아 하루 평균 731억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회계연도가 다른 일본 도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인 곳은 현대차·기아가 유일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폭스바겐의 영업이익률은 8%, GM은 6.5%, 포드는 4.4%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회사들이 연간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4분기 판매량을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9월 말 기준으로 1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SUV·RV 차종 중심 판매 구성…전기차 등 친환경차 출시로 실적 개선

하루에 731억원씩 번 현대차·기아…14년 왕좌 삼성전자도 밀어냈다 [biz-플러스]
기아는 지난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EV9의 판매 확대로 친환경차 부문에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사진제공=기아

현대차·기아의 최대 실적에는 판매 대수 증가에 더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레저용차량(RV)과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 고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한 믹스(차량용 구성 비율)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보다 6.4% 증가한 421만 6898대를 팔았다. 제네시스의 SUV인 GV60·GV70·GV80을 더하면 SUV 판매 비중은 57.1%로 60%에 육박한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5.3%를 기록했다. 기아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RV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기아는 지난해 전년보다 6.4% 증가한 308만 7384대를 판매했다. 판매 차량 10대 중 7대가 RV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한 것도 최대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기차(EV)·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으로 이뤄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37.2% 증가한 69만 5000대를 판매했다. 기아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18.2% 증가한 57만 6000대를 판매했다.

올해 목표 744만대 상향…주주친화 정책도 확대

하루에 731억원씩 번 현대차·기아…14년 왕좌 삼성전자도 밀어냈다 [biz-플러스]
기아 EV3 콘셉트. 기아는 올해 6월부터 EV3·EV4·EV5 등 전기차 대중화 모델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제공=기아

현대차·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량 또한 늘렸다. 양 사의 합산 판매량은 744만 대로 전년보다 14만 대 높여 잡았다. SUV와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올해 6월부터 EV3·EV4·EV5 등 대중적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친환경차 브랜드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과 환율 변동성 등 여러 대외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연간 목표 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또 작년 실적 호조를 반영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작년 기말 배당금을 보통주 기준 주당 84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2023년 연간 배당은 2·3분기 배당 합계 3000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63% 증가한 주당 1만1천400원으로 책정됐다.

기아도 기말 배당금을 전년 대비 2100원 오른 5600원으로 책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향후에도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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