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선, 공항철도, KTX 잇는 ‘거대 환승역’…하루 수요 11만5천여명
지하 1·2층 대합실, 3층 정거장…엘리베이터 5대·에스컬레이터 18대 설치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25일 오후 서울역 지하 한편 가벽에 난 문을 열고 들어가니 눈앞에 각종 건설 자재와 장비로 가득 찬 공사 현장이 나타났다.
현장 바닥에는 다양한 굵기의 파이프와 벽돌들이 놓여 어수선한 모습이었지만, 기둥과 벽면 등 구조물을 세우는 작업이 마무리돼 한눈에도 건설 공사가 막바지 단계임을 알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서울역 공사 현장을 공개했다.
오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는 GTX-B 노선도 서울역을 지나도록 계획돼 있다.
추후 서울역은 지하철 1·4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GTX-A·B 등 6개 노선에 더해 KTX, 일반 철도로도 갈아탈 수 있는 거대 환승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개통 직후인 내년 기준 하루 수요는 11만5천700명으로 예상됐다.
이날 찾은 GTX 서울역 공사 현장은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와 서울스퀘어 건물 사이 지하에 있다. 총 3개 층(지하 1∼3층)으로 구성된 GTX 서울역은 지하 1층 환승 대합실에서 1·4호선과 연결되고, 지하 2층 터널 대합실에서는 GTX-B 노선으로 걸어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하 3층에는 정거장이 들어선다.
현재 공사장에서는 각 층으로 오르내리기 위해 폭이 좁은 가설 계단을 이용하거나 공사용 리프트를 타야 한다.
올해 중 역 내에는 엘리베이터 5대와 65m 길이의 에스컬레이터 18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약 40m 깊이의 지하 2층 대합실은 폭 30m, 높이 20m로 마치 소규모 광장에 들어온 느낌을 줬다. 아치형의 널찍한 천장에 지하 깊은 곳인데도 답답한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대합실 가장자리 부분에는 폭이 수m는 되는 사각의 공간이 있었다.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될 자리다.
지하 2층부터는 휴대전화가 제대로 터지지 않아 새삼 ‘대심도 지하’에 내려왔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대심도는 지표면에서 40m 이상의 깊은 지하 공간을 일컫는 말로, 일반적인 지하철 노선의 깊이인 20m의 두 배를 넘는다.
시공을 맡은 DL이앤씨의 이화수 현장소장은 “개통 전에는 역 곳곳에 중계기를 설치해 무선 데이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 2층에서 한 차례 더 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지하 60m의 지하 3층 정거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너비 11m의 대형 터널에는 각각 삼성·운정으로 향하는 상·하행 열차가 다니게 된다. DL이앤씨는 이 터널 시공에 국내 최대 규모인 굴착 직경 11.6m의 ‘그리퍼 TBM(Tunnel Boring Machine·터널 굴착 장비)’을 적용했다.
현재 복선철도 중 상행선은 레일이 전부 설치됐고, 하행선도 거의 설치가 끝난 상태로 이달 말 마무리를 앞두고 있었다.
바닥 곳곳에는 물이 고여 있었는데, 터널 바깥에서 샌 물이 아니라 열차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 레일을 수시로 물청소한 흔적이라고 한다.
지하 20층 깊이의 공사 현장인데도 일반 차량은 물론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여느 공사장에 있을 법한 중장비도 곳곳에 보였다. 이들 차량은 전용 승강기로 지상을 곧바로 오갈 수 있다.
공사 현장 곳곳에는 안전 수칙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캄보디아어, 태국어, 미얀마어 등으로 번역된 안내판도 눈에 띄었다.
GTX 서울역 공사는 올해 9월께 마무리된다.
연말 GTX-A 운정∼서울역 노선이 개통하면 이곳에서 파주 운정까지 약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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