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정책 전환…저금리 회귀는 어려워
상장사 영업익 회복…IT업종 중심 개선 기대
증권업 IPO 수익 긍정적…PF·ELS 악재 우려
자산운용 성장 양호…저수익 구조에 차별화
올해 우리 경제가 정보기술(IT) 부문의 반등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 1.9%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정책금리 인하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5.25~5.5%에서 올해 말 4.5% 수준으로, 국내 기준금리도 현 3.50%에서 연말 3.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2024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국내 경제는 수출과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개선돼 작년 1.4%에 이어 올해 1.9%의 GDP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전망치(2%대 초반)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백 실장은 “올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에 3% 이상의 상승 폭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2% 초반으로 축소되면서 2.7%로 둔화할 것”이라며 “국내 기준금리는 물가 상승률이 2%대로 진입하는 하반기에 50bp(1bp=0.01%포인트)의 인하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통화 긴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경제 흐름을 보이며 지난해 2.4%에서 올해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와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 100bp 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미 양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장기 국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겠지만 균형금리 상승으로 낙폭이 다소 제한돼 2010년대 저금리로 회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균형금리는 경기를 부양하지도 위축하지도 않는 수준의 단기금리를 말한다.
자본연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경제가 저점을 지나 올해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주가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했다.
강소현 자본연 자본시장실장은 “상장기업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이후 하락 추세가 지속됐지만 지난해 하락세가 완만해졌고 올해 개선될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한 IT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회복되고 유틸리티 업종도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우려가 신용 채권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 실장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신용채권 규모는 412조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개시와 함께 추가적인 PF 부실이 발생할 경우 신용채권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본연은 증권산업에 대해선 경기 회복 기대와 증시 활성화 정책 영향으로 인한 위탁매매와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부문 중심의 수익 개선을 예상했다.
이효섭 금융산업실장은 “IB 사업은 PF 채무보증 부실은 부정적이지만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부문이 긍정적이고 WM도 비대면 자산관리와 퇴직연금 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반면 PF 부실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은 부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올해 예상되는 증권산업 이슈로는 부동산 PF 부실과 ELS·파생결합증권(DLS) 위축에 따른 증권사들의 자금 조달 위험 증가, 중·고금리 지속, 디지털 금융 가속화 등을 꼽았다.
올해 자산운용업도 기관투자자 보유 자산의 위탁(일임) 운용시장 성장과 상장지수펀드(ETF) 다양화 등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졌다. 반면 시장이 과점화되고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운용사간 차별화가 확대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김재칠 자본연 펀드·연금실장은 “지난해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회복됐지만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운용보수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정체됐다”며 “운용사들의 핵심 운용자산이 저수익 구조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적인 변수”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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