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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있는 삶? 아침도 없다”…윤 대통령 ‘출퇴근 30분’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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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에서 두 딸을 키우는 직장인입니다. 강남과 의정부는 빈부격차만큼 교통격차가 심각합니다. 1년에 두 달을 길에 허비하고 있어요. 주 52시간이 시행되면서 ‘저녁 있는 삶’을 기대했는데 저녁은커녕 ‘아침도 없는 삶’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아이가 잘 때 출근하고, 잠들었을 때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아등바등 사는 사람들에게 ‘저녁 있는 삶’을 보장해 주세요”

이러한 경기도민의 호소를 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정신 바짝 차리고 (교통격차 해소 정책을) 빠른 속도로 추진해야겠다는 결심을 강하게 가졌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를 개최했다.

이날 정부는 △전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시대를 통한 초연결 광역경제생활권 실현 △신도시 교통문제 해결을 통한 삶의 질 제고 △철도·도로 지하화를 통한 도시공간 재구조화 등을 담은 ‘교통분야 3대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관련기사: GTX, 춘천·원주·아산까지 달린다…세종은 ‘CTX’ (1월25일)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 토론회-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를 개최했다. /KTV 생중계 캡처

尹 “김골라 타봤는데 숨 막힐 지경”

윤 대통령은 “저도 학교와 직장 생활 때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면서 길에 많은 시간을 허비해 왔는데 출퇴근에 2시간 반 넘게 쓰는 분들이 많다”며 “하루 2시간만 잡아도 한 달 20일이면 40시간이다. 교통만 제대로 갖춰도 수면과 자기계발, 가족과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때 김포골드라인을 타봤는데 정말 숨막힐 지경이었다. 출퇴근 30분 시대’를 약속했던 만큼 교통격차 해소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확실하게 개선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③신도시 ‘교통 해방일지’ 언제쯤? (1월24일)

경기 김포에서 서울 강서구로 출퇴근하는 한 직장인은 “김포골드라인이 너무 몰려서 광역버스를 타는데 심하면 2시간 넘게 걸려 회사에 늦은 적도 있다”며 “GTX나 5호선 연장은 장기간 소요되는 사업이다. 생존게임과 같은 출근지옥을 당장 내일도 감수해야 하는 게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으로 광역버스 차량 증편과 버스전용차로 도입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버스 타세요, 김골라 말고”…김포 ‘교통지옥’ 끝날까 (1월25일)

윤 대통령은 “김포골드라인이 4량만 돼도 혼잡이 훨씬 덜할 텐데 처음 만들 때부터 2량 기준으로 만들었다더라. 어떻게 장래를 안 보고 단견으로 건설했는지 참 답답했다”며 “열차 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6편성을 추가 투입하고, 광역버스 확충과 전세버스 추가 투입으로 출퇴근 불편을 덜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배소명 국토부 대광위 광역버스과장은 “강남, 사당 등 주요 광역버스 정류장은 길게 줄 서서 오래 기다려도 2~3대를 보내야 탈 수 있을 만큼 혼잡한 상황”이라며 “정류장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전용앱을 통한 좌석예약제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과장은 “교통체증이 심한 올림픽대로에 출근시간대 버스전용차로가 생긴다면 이동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승용차 대신) 버스 전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포뿐만 아니라 다른 신도시에도 교통문제를 해결할 맞춤 대책을 바로 시행하고, 근본적으로 사업절차 개선과 집중투자를 통해 광역 인프라를 제때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인철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서울시는 주민등록인구가 아닌 (수도권을 포함한) 서울 생활인구를 중심으로 교통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지난해 김포 등 6개 지역에 서울동행버스 노선을 신설해 시민들이 서울시내버스 요금(1500원)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올해도 수요조사를 통해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대도시도 ‘출퇴근 30분’ 메가시티로”

또 정부는 GTX A·B·C 기존 노선을 연장하고, D·E·F 신규 노선을 신설해 전국 GTX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방 대도시권에서도 GTX 수준의 광역급행철도(xTX)를 도입한다. 선도사업으로는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CTX)가 추진된다. 이어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다른 권역에 대해서도 지자체 협의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GTX A~F노선이 모두 완공되면 서울 도심에서 수도권까지 30분대로 다닐 수 있게 된다. 줄어든 출퇴근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으로 돌려드리겠다”며 “생활권이 확장되면 새로운 일자리와 투자로 이어져 내수 활성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TX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지방 대도시권도 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한 ‘메가시티’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지역 간 빠른 이동을 통해 대한민국 국토가 ‘초연결’된다면 국토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경제적 가치와 국가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역시 “GTX로 연결된 지역들이 수도권의 인구와 산업을 나눠받아 더불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충청권 CTX 선도사업을 시작으로 지자체와 함께 부울경 등 노선을 개발해 전국 GTX 메가시티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TX로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과 동시에 촘촘한 연계교통망을 확충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박경아 한국교통연구원 광역도시교통연구본부장은 “GTX역까지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연계교통체계도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며 “재정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적기 투자를 위해 민자유치, 개발이익 활용 등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 토론회-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를 개최했다. /KTV 생중계 캡처

“임기 내 고속도로 지하화 착공” 공언

내년 1월 ‘철도지하화특별법’ 시행을 앞둔 가운데 철도·도로 지하화를 통해 단절된 도시공간을 복원하는 사업도 이뤄진다. 정부는 수도권제1순환(서창~김포)은 2026년, 경부(용인~서울)와 경인(인천~서울)은 2027년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철길 지하로 내린다…나뉜 땅 개발도 ‘첫걸음'(1월14일)

철도·도로 지하화는 도시계획상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철도나 도로 탓에 지역이 갈라지다 보니 균형발전이 저해되고 도시 비효율성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지하화를 통해 상부공간을 녹지·상업·주거시설로 활용한다면 청년들이 선호하는 ‘직주락(職住樂)’ 융합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철도 지하화는 즉시 종합계획 수립에 착수하고, 고속도로 지하화는 임기 내 단계적으로 착공할 것”이라며 “재정만 투입하는 방식을 벗어나 상부공간의 개발이익을 건설재원으로 조달하는 혁신적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별법은 사업시행범위 내 철도부지를 현물출자해 민간투자로 자금을 마련해 사업을 추진하고 개발이익을 분배하는 구조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지하화 사업을 위한 법적·제도적 여건을 갖춘 만큼 민간투자를 유도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거라 확신한다. 정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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