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져 온 영업적자 상황에서 1년 만에 벗어났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 본격적인 반도체 시장 반등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1조3055억 원, 영업이익 346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1조7920억 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24.7% 상승했다.
2023년 연간 실적은 매출액 32조7657억 원, 영업손실 7조730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이와 함께 그동안 지속해온 수익성 중심 경영 활동이 효과를 내면서 당사는 1년 만에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주력제품인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HBM3E 양산과 HBM4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할 계획이다. 또 서버와 모바일 시장에 DDR5, LPDDR5T 등 고성능·고용량 제품도 적기에 공급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 중장기 수요 성장세는 연평균 60%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HBM은 AI, 딥러닝 등 광대한 양 데이터 처리하는 데 최적화된 메모리인 만큼 초거대기반 AI 챗봇,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업체(CSP)들의 기존 플랫폼과의 결합 시도, 온디바이스 등으로 배후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수요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HBM3e는 올해 양산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상반기 중 공급할 예정이다. 이후 다양한 HBM 제품으로 고객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물량 중심에서 벗어나 고부가 가치 제품 중심의 수익성 확대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고용량 서버용 모듈 MCR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2 등 차세대 제품 준비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AI향 메모리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물량보다는 고부가 가치 중심의 매출을 우선시할 것”이라며 “HBM 이외에도 MCRDIMM, LPCAMM2 등을 강화해 토탈 AI 프로바이더로 입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반등이 늦어지고 있는 낸드에서는 투자와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전망에 관해 “1년여 이상 고객사 감산에 따른 공급 감소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작년 4분기부터 수익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2024년에도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되고,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효율적인 투자 집행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해 판가 개선에 힘쓰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도 안정적 사업 운영을 위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작년에는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해서 투자를 진행했고, 올해도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라며 “철저히 고객 수요에 기반해서 가시성이 확보된 제품의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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