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익 3천460억원 깜짝 실적…2022년 4분기 이후 1년간 적자 10조원
HBM3E 양산·HBM4 개발 주력…”‘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할 것”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반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가 마침내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주력 제품인 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제품의 매출이 늘며 2022년 4분기부터 1년간 이어진 적자 행진에서 벗어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 3천4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영업손실 1조9천122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603억원을 473.7% 웃도는 수준이다.
2022년 4분기 적자를 낸 이후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2022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동안 누적된 SK하이닉스의 적자 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
4분기 매출은 11조3천55억원, 순손실은 1조3천795억원(순손실률 12%)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AI 서버와 모바일용 제품 수요가 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메모리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며 “그동안 지속해온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이 효과를 내면서 1년 만에 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연간으로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규모가 7조7천303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6조8천94억원)과 비교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손실률은 24%다.
연간 매출은 32조7천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감소했다. 순손실은 9조1천375억원(순손실률 28%)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업황 반등이 늦어지는 낸드에서는 투자와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고성능 D램 수요 증가 흐름에 맞춰 AI용 메모리인 HBM3E 양산과 HBM4 개발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한편, 서버와 모바일 시장에 DDR5, LPDDR5T 등 고성능, 고용량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AI용 서버 수요와 온디바이스 AI 응용 확산을 대비해 여러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된 고용량 서버용 모듈 MCRDIMM과 LPDDR5X 기반의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2 준비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낸드의 경우 eSS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투자비용(CAPEX) 증가는 최소화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방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D램은 최근 시황 개선 조짐이 보여 수요가 많은 제품은 당연히 최대한 생산하고 수요가 취약한 부분은 조절해나갈 것”이라며 “D램은 1분기에 (감산에) 변화를 줘야 할 것 같고 낸드는 2분기나 3분기 등 중반기가 지나 시장 상황을 보면서 같은 원칙을 갖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장기간 이어져온 다운턴(하강 국면)에서도 AI 메모리 등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아 변화를 선도하고 고객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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