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중화권 증시 보관액 전년比 44%↓
일부는 레버리지 베팅…투자 유의 지적도
중국 증시 침체 속 중학개미들의 고심이 깊어진 가운데 중국 당국이 증시 부양책을 검토하면서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차이나 리스크’로 인해 지난해부터 중화권 증시에서 대거 이탈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향후 반등을 기대하는 저가 매수세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이달 중화권 증시 보관금액은 24억7921만 달러(약 3조32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중화권 주식 보관액은 6개월 전인 지난해 7월(35억5397만 달러·약 4조7600억원)과 비교해 30% 줄어들었고 1년 전인 작년 1월(44억2277만 달러·약 5조9300억원) 대비로는 44% 감소했다.
국내 투자자는 후강통(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 선강통(선전·홍콩 간 교차 거래)을 비롯해 외국인 전용인 중국 B주, (R)QFII 등 4개 경로를 통해 중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여기에 홍콩 증시를 더해 중화권 증시라 일컫는다.
보관금액은 국내 증권사를 통해 주문이 들어온 해외 주식을 예탁결제원이 보관하고 있는 자금 규모를 뜻한다. 보관금액이 줄어든 이유는 중국 증시 불황으로 인해 직접투자 규모가 줄었고 기존 보관돼 있던 주식도 시가총액이 감소하면서 평가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 사태를 기점으로 경기난이 가중되면서 큰 부침을 겪었다. 이후 미·중 갈등과 중국 정책의 불확실성 등 리스크가 확산되며 중화권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더욱 거세졌다.
새해 들어 중국 본토 기업들이 포함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는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 대표 주가지수인 CSI300 지수도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에선 H지수에 연계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를 촉발하기도 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가 중국·홍콩 증시 안정을 위해 대규모의 긴급 자금 검토에 나선 것이다. 전날인 23일 블룸버그가 중국 당국이 증시 부양을 위해 2조3000억 위안(약 428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려 한다고 보도하면서 중국 증시는 이틀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동안 투자자들 사이에선 중국 당국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경우 증시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존재했던 만큼 향후 투자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일단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판단한 일부 중학개미들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들은 주가가 반등할 때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2023년 12월24일~2024년 1월23일) 미국 증시에 상장한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FTSE 차이나 불 3X 셰어즈’를 3685만 달러(약 492억8600만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 중 7번째로 많은 규모다.
이 상품은 기초지수인 ‘FTSE 차이나 50 지수’ 일일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50개 종목에 투자한다.
다만 시장에선 단순히 증시 안정 기금 유입으로는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 2008년부터 9차례 증시 안정 기금을 동원했지만 2008년, 2015년 재정·통화·산업정책이 결합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반등을 나타내지 못했다”며 “과거 두 번의 사례와 같이 전방위적인 정책 조합과 경제지표 회복, 미국의 대중국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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