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85조원 매출을 넘보던 포스코홀딩스가 역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여파다. 증권가 전망치와도 간극이 크다. 지난해 매출은 2021년 수준과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최근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77조1272억원, 영업이익 3조5314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성과를 거뒀던 2022년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27.2% 각각 미끄러졌다. 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매출 84조8000억원, 영업이익 4조9000억원을 달성하며 연 매출 85조원 문턱에 다가섰다.
에프앤가이드 등 증권업계에서도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실적 부진을 점치긴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영업이익에서 더 큰 차이가 났다. 증권가가 예상한 연간 영업이익은 4조890억원으로 포스코홀딩스가 밝힌 수치와 5576억원이나 차이난다.
예상이 빗나간 건 지난해 4분기 실적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기간 862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했는데, 포스코홀딩스는 절반도 안되는 3047억원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3개월 만에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지난해 1분기(7047억원)보다도 저조하다.
물량 공세와 시장 위축에 발목
포스코홀딩스는 실적 악화에 대해 “국내·외 시황 악화로 철강 가격이 하락하고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 실적이 저조했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철강 가격 하락은 포스코홀딩스도 예상했던 바다. 지난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서도 재확인했다. 다만 그때보다 상황이 악화한 게 문제였다. 제품 생산과 판매가 모두 여의치 않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원재료인 철광석 톤(t)당 가격은 중국의 규제로 시장이 예상했던 90달러보다 비싼 134달러까지 상승해 거래됐다. 이런 와중에 중국에서는 철강 제품을 쏟아냈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이 생산한 철강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포스코홀딩스의 실적을 견인하는 철강사 포스코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철강 제품 가격을 꾸준히 인상했지만 리스크를 상쇄할 정도까지 올리진 못해 4분기 피해가 컸을 것이란 판단이다.
친환경 미래소재 부문 수익은 전기차 시장 위축에 뒷걸음질 쳤다.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가 주저앉은 것이다. 해당 사업의 주축인 포스코퓨처엠은 “대규모 수주 계약 이후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시작되면서 매출은 증가했지만 지속적인 원료 가격 하락에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는 리튬 가격 급락에 맥을 못 추고 있다. 리튬은 양극재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지난해 리튬 가격은 전년 대비 80% 급락했다. 중국 상하이 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된 탄산리튬 가격은 2022년 kg당 500위안까지 올랐다 지속 하락, 이달 19일에는 86.5위안에 그쳤다.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반등은 올해 상반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를 고려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치를 제시했다. 포스코홀딩스의 매출 85조원 달성도 내후년을 기약해야 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때로 보고 있다”면서 “자동차 등 주요 전방 산업 부진에 철강이나 이차전지 소재 관련 업체들 분위기가 얼어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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