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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환율·금리 ‘3중고’…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증시 역주행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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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과 달리 새해 증시 부진…기관·외인 돌변

어닝 쇼크에 원화 약세 장기화 가능성 우려 커져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 하락에 전쟁·도발 위험도

올해 연초 증시에서는 지수가 다른 달 대비 강세를 보이는 1월 효과 대신 하락세가 나타났다.(자료 이미지)ⓒ픽사베이
올해 연초 증시에서는 지수가 다른 달 대비 강세를 보이는 1월 효과 대신 하락세가 나타났다.(자료 이미지)ⓒ픽사베이

국내 증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지속돼 온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새해 초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는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상승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 실적 부진과 원화 약세 등 각종 리스크가 한꺼번에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1월효과(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수급 변화 속에 실적·환율·금리 등 3대 변수의 부정적인 면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전날인 23일까지 총 16거래일 중 11거래일을 하락 마감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6.65%(2655.28→2478.61) 하락하며 2600선은 물론, 2500선 마저 내준 상태다. 코스닥지수(840.11)도 860선과 850선을 차례로 반납했다.

코스피는 작년 말부터 이어진 정부의 공매도 금지와 대주주 양도세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주가 부양책에도 글로벌 증시 대비 최하위권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새해 들어 미국과 일본 주요 주가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고공행진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우선 수급 변화가 심하게 나타났다. 이 기간 중 기관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6조695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조1282억원 순매수했지만 지난해 마지막 두 달간 보여줬던 매수세보다 확연히 약해진 상태다. 이들의 차익실현 심리가 확대되면서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증시의 약세 흐름에 대해 “코스피는 지난해 11월과 12월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 최상위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이에 올해 1월 가격 부담이 커지며 작년 연말 급등의 요인이었던 수급 변수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잇따르면서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대형주들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타 지역의 시장 수익률을 하회하는 데는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점도 분명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지난 2016년부터 코스피 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강도를 그려보면 이번 4분기 쇼크 강도가 가장 강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와 올해 1월 코스피 지수 추이 비교ⓒ금융투자협회
지난해와 올해 1월 코스피 지수 추이 비교ⓒ금융투자협회

환율의 급등세도 국내 증시의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부터 1330원대 후반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원화 약세)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강달러 압박이 커진 영향이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환차손을 우려하는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를 이탈하게 된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1330원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상승세가 다소 진정됐지만 시장에선 원화 약세 심리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원화 약세를 이끄는 요인들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상반기 중 1300원선 이상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기대감이 커졌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하락하고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점도 증시에는 악재가 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지역 전쟁 가능성에 북한의 도발 등 다양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투자 심리 불안 요인이 확산된 영향이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가중됐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란 상승 명분을 잃었다”며 “게다가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고 중국 12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중국 경제 회복 둔화 가능성이 제기돼 국내 증시의 낙폭을 확대시켰다”고 분석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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