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 조기 청산 대상
24일 상폐 예정…타 상품들도 지표가치 ‘증발’
저가 매력 불구 반등 모멘텀 약해 주의 필요
홍콩 증시의 급락 여파가 주가연계증권(ELS)을 넘어 상장지수증권(ETN)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첫 홍콩 증시 ETN 조기 청산 사례가 나오는 등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오히려 해당 상품들에 대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이은 하락에도 홍콩 증시가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 증시가 연일 바닥을 기록하면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 ETN이 등장한 가운데 다른 상품들도 하락 폭이 커지는 등 손실 발생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은 이날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지난 22일 기준 지표가치가 986원까지 내려가면서 조기 청산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지난 2020년 8월 이후 상장한 ETN에 대해 종가 기준으로 지표가치가 1000원 밑으로 내려갈 경우 조기 청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ETN은 홍콩증시에 상장한 대형 테크기업 30종목으로 산출되는 항셍테크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당초 지난 2021년 7월 상장해 올해 7월 만기 예정이었으나 지표가치가 급락하면서 조기 청산 대상이 됐다.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는 지난 한 달(23.12.22~24.01.23) 사이에 지표가치 기준 35.15%(535원) 하락한 987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27.89%),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15.83%), 미래에셋 2X 홍콩H 선물 ETN(-14.29%) 등도 크게 쪼그라들었다.
특히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2배 추종하는 삼성 레버리지 HSCEI ETN(H)이 위험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해당 ETN의 지표가치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182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2200원대를 기록했던 것으로 고려하면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17% 넘게 증발했다.
업계에서는 홍콩 증시 반등이 당분간 제한되면서 ELS에 이어 ETN 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등에서도 추가 상장폐지 상품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ETF의 경우 설정액 및 운용자산(AUM)이 50억원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상장폐지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러한 불확실성 증대에도 해당 상품들로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개인 투자자는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를 12억원 순매수했다. KB 레버리지 항셍테크 선물 ETN(H) B(14억원)와 미래에셋 2X 홍콩H 선물 ETN(3억원) 등도 사들였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에도 홍콩 증시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며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홍콩 증시 패닉 국면은 경기 침체 심화, 미진한 정부 정책 우려, 부동산발 부채 리스크 확대를 반영한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미시적인 대응에 그치면서 경기 반등과 주가 회복의 탄력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 기대했던 중국의 강력한 부양책이 부재하면서 일본처럼 중장기 저성장 국가로 전락할 우려가 커졌다”며 “장기 성장에 대한 신뢰 회복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저가 매력에도 불구하고 증시 반등 모멘텀은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