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A, ‘디지털 헬스’ 팀 전문 인력 강화
갤럭시 언팩서 새 폼팩터 ‘갤럭시링’ 공개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연구개발(R&D) 인재를 늘리고, 새로운 폼팩터 제품 출시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2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미국 삼성전자 R&D 조직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는 올해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팀 확장 기조를 세우고, 전문 인력을 늘리고 있다. 디지털 헬스 팀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및 솔루션을 설계하고 개발한다. 소비자, 환자, 의사, 개발자 등 모든 사람이 헬스 분야에서 스마트폰, 웨어러블, 의료기기, 사물인터넷(IoT) 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뒀다.
SRA는 최근 디지털 헬스 팀 내 의학 박사 출신의 임상 개발 수석 책임자를 뽑는 공고를 냈다. 삼성의 디지털 헬스 사업 전략을 짜고, 미래의 제품의 콘셉트 구상 및 기획·개발을 총괄하는 일을 담당하게 된다. 특히 심혈관, 심장 대사, 수면, 디지털 치료 분야 경력에 관해서는 가산점을 부여하는데, 향후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사업과 제품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SRA는 팀 내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아키텍처도 함께 모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 헬스 기기들을 연결하는 서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설계·구축하는 일을 담당한다. 또 차세대 모바일 및 웨어러블 솔루션 설계에도 참여한다.
삼성리서치는 모바일, 메디컬 및 디지털 헬스, 네트워크, 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내놓을 기술과 제품을 선행 연구하는 조직이다. 현재 14개국에 15개 연구소가 있는데, 미국에 있는 SRA는 그중에서도 핵심지로 꼽힌다. 최근 출시한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의 AI 기술 역시 이곳에서 탄생했다. SRA에서 디지털 헬스 팀을 강화하고 있다는 건 삼성전자가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헬스케어 제품인 ‘갤럭시링’의 출시를 공식적으로 예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갤럭시S24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링을 깜짝 공개했다. 그간 갤럭시링은 관련 기술 특허나 상표 등으로 존재가 간간이 알려져 왔다. 공식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갤럭시링은 반지 모양의 웨어러블 기기다. 손목시계 형태의 갤럭시 워치와 이어폰 형태의 버즈에 이은 삼성전자의 세 번째 폼팩터다. 미세혈관이 모여있는 손가락에 착용해 심박 수와 심전도를 측정하고, 사용자에게 건강·수면 등의 정보를 전달한다. 갤럭시 워치보다 정확성과 지속성 면에서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언팩 행사 직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건강정보를 365일 수집하고 분석하기에는 워치만으로는 부족하다. 링이라는 폼팩터는 착용이 편하고 장시간 이용할 수 있어 삼성의 디지털 헬스를 완성하는데 꼭 필요하다”며 “올해 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본격적인 헬스케어 시장 진입으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격돌이 예상되는 부분 중 하나가 삼성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비침습 혈당 측정 기술이다. 경쟁사인 애플도 해당 기능을 헬스케어 부문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수년째 개발하고 있어 누가 먼저 제품화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박헌수 삼성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장(상무)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혈압과 혈당을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면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라며 “업계가 모두 그 목표에 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삼성도 이미 상당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두 기능의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침습적 혈당 모니터링이 5년 이내에 어떤 형태로든 출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혈당 모니터링 기능과 관련해 소형화부터 다양한 형태의 기술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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