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중국 증시가 연이어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강력 조치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총 2조 3000억 위안(약 432조원)의 자금을 동원해 증시를 부양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는 23일 보도했다.
앞서 22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CSI300지수 등 중국 3대 지수는 일제히 2% 이상 폭락하며 4~5년 만의 최저점을 찍었다. 올해 15거래일(22일 기준) 동안의 A주 낙폭은 7.35%에 달한다. 지난 한 해 낙폭의 두배 수준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A주 시가총액은 연초 87조6600억 위안에서 80조700억 위안으로 15거래일 만에 7조5900위안 증발했고, 중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000억 위안 이상 기업은 122곳에서 115곳으로 줄었다.
중국 증시가 연초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면서 A주(중국 본토 증시 상장 주식)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서만 7조 위안(약 1303조 원) 이상 증발했다. 지난해 하락장 이후 올해도 주가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정책적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당국의 주가 부양을 위한 움직임도 포착됐다.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제일재경은 다수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금리 인하 지연 △부동산 시장 침체 및 리스크 확산 △소비 둔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와 같은 증시 급락에 중국 2인자인 리창 총리는 이날 베이징에서 국무원 상무회의를 주재하고 강력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통해 시장 안정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리 총리는 “상장사의 수준과 투자가치를 제고하고, 중장기 자금의 시장 유입과 시장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거시정책의 일관성을 향상하고 정책 도구의 혁신·조정·조화를 통해 경제 회복의 추세를 공고히 하며 자본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시 지원을 위해 정책적 조치를 취할 것을 시사한 셈이다. 월가 대형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중국 연구 담당 전무이사인 네오 왕은 리 총리의 발언에 대해 “최근의 주가 폭락에 대응해 무언가를 준비했다는 말처럼 들린다”며 “중국은 설 연휴를 앞두고 A주 하락을 두고 볼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의 실제적인 주가 부양 움직임도 포착됐다. 블룸버그는 이날 당국이 후강퉁 및 선강퉁을 통한 중국 본토 주식 매수를 위한 목적으로 중국 국영 기업의 해외 계좌에서 약 2조 위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증권금융공사와 후이진투자유한공사를 통해 최소 3000억 위안을 중국 증시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은 이 외에도 추가적인 주가 부양 조치를 강구 중이며 최고 지도부의 승인을 거쳐 이르면 이번 주 관련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주요 국영은행들은 환율 방어를 위해 위안화 매수·달러화 매도에 나서고 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게리 응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에 대해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키고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시장 심리에 대응하기 위한 분명한 정책적 신호”라고 해석했다.
한편 전날 수년래 저점으로 떨어진 중국증시는 이날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홍콩증시는 3% 가까이 오르며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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