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주민들이 수시로 다니는 호수공원에 변전소를 짓는다니요? 옆에는 아파트 단지도 많다고요. 전자파에 노출되면 어떡하라는 건지!” 수도권 철도 교통망 핵심으로 불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가장 진행 속도가 더딘 GTX-B 정차 예정 지역에서는 관련 민원이 줄줄이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과 구리 갈매, 서울 중랑구 상봉역이 대표적. 이들 지역에선 각각 변전소와 환기구 위치, 추가 정차 요구와 관련된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GTX-B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출발해 부천과 서울 여의도, 청량리를 지나 남양주 마석까지 총 82.7km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사업 속도가 가장 늦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민자사업(인천대입구~서울, 상봉~마석), 재정사업(용산~상봉) 구간 동시 착공에 들어가, 2030년 개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GTX-A와 C는 각각 올 상반기 개통과 착공이 예정돼 있다.
■ “우리더러 전자파 충격 받으라니!” 부천, 공원 아래 변전소 논란 최근 부천에서는 GTX-B 노선 착공 전 절차인 환경영향평가 공청회가 주민 반발로 인해 무산되는 일이 발생했다. GTX-B 사업시행자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 B노선 주식회사’는 이달 17일 부천에서 공청회를 열려고 했으나, 2월 1일로 연기했다. 11일 개최에서 17일로 한 차례 옮겼으나, 반발이 극심해 다시 미룬 것이다. 주민들은 사업시행자 측이 사전에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청회를 열었다며 변전소가 들어설 새 부지를 대안으로 마련한 뒤 다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부천시민들은 호수공원 지하에 예정된 GTX-B 변전소를 다른 곳에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수공원을 오가는 사람이 많고, 인근에 아파트단지가 많아 자칫 시민들이 전자파에 과하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조용익 부천시장 역시 공개적으로 ‘변전소 위치 이전’을 요청했다. 조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천시 녹색 복지의 상징과도 같은 호수공원에 시민 건강권을 고려하지 않은 변전소를 절대 설치할 수 없다”고 했다.
■ “애들 학교 가는 길에 환기구 불가!”…상봉, 아파트 15m 거리서 먼지 폭탄? 서울 중랑구 상봉역 인근에서는 우정아파트 입주자들을 중심으로 GTX-B 노선 설계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초안과 달리 아파트에서 약 15m 떨어진 곳에 GTX 환기구가 예정됐다는 것. 일부 주민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또한 주민들은 해당 길이 아이들의 통학로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가철도공단이 서울시의 ‘공공시설 환기구 설치 및 관리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규정에서는 “환기구는 사람과 차량 접근이 어려운 위치에 설치하고, 조형물이나 녹지대 관목 등을 이용해 접근 차단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랑구는 환경영향평가 초안과 구조물계획안에 명시된 환기구 위치가 다른 것을 확인했다며, 공단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환기구가 예정된 곳은 한국철도공사 소유의 땅으로 구가 직접적으로 권한을 제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구리시 “우리도 돈 내니까 GTX 달라!”…갈매, GTX역까지 불과 2㎞ 거리 구리 갈매신도시는 GTX-B 추가 정차를 요구하고 있다. 구리갈매역세권지구 조성 등으로 인구 유입이 예정된 만큼 추가 교통수단이 필요하고, 사업비를 부담한다는 점에서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GTX-B 노선 재정사업 구간 등 약 150억의 지방비를 분담해야 함에도 GTX-B 모든 경유 노선의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구리시만 무정차 한다”고 했다.
다만, 갈매역(경춘선)의 경우 GTX-B 정차가 확정된 별내역(경춘선·8호선)과 직선거리가 1.4㎞에 불과한 데다, 정차역이 늘면 ‘급행열차’ 의미를 잃는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 2050년엔 노인 인구가 40%? 초고령화로 실버 주거시설이 뜬다! 시니어 하우징 개발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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